독서/외국소설2017. 7. 25. 23:57

저자 : 허버트 조지 웰즈 (H.G.웰스) / 옮긴이 : 임종기
출판사 : (주)문예출판사
초판 1쇄 발행 : 2008년 8월 10일 (원본 발행 : 1897년) 

1. 투명인간 줄거리 
광학을 연구하던 대학원생 그리핀은 살아있는 물체를 투명하게 만드는 기술을 개발한다. 그리픈은 이 기술을 개발하여 권력과 야망을 이룰 것을 꿈꾼다. 그 기술을 다른 누구와도 나누고 싶지 않았던 그리핀은 스스로 투명인간이 되고 자신이 살던 곳을 불지른다. 그리핀은 투명인간의 삶이 매혹적일 것이라고만 꿈꾸었으나, 생각치 못한 문제점들이 생기며 갖은 고생을 한다. 
오랜 고생 끝에 그리핀은 아이핑이라는 마을의 어떤 여관에 머물며 본래 신체로 돌아갈 연구를 하기로 한다. 당시 그리핀의 몸은 두툼한 장갑, 중절모 챙, 커다란 안경, 그리고 옷과 붕대로 온통 감싸인 상태였다. 오로지 방에 처박혀 연구만을 지속하던 그 모습을 수상하게 여기던 마을 사람들은 결국 그가 투명인간임을 알게 된다. 그리핀은 여관비를 대기 위해, 투명인간 모습으로 마을에서 도둑질을 했었는데, 투명인간임이 밝혀지자 도둑으로 몰려 사람들은 그를 죽이려고 든다. 
그리핀은 마을을 탈출한 후, 마을 사람들에게 복수하고자 하지만 번번히 실패하고, 자신이 연구하던 연구자료 역시 빼앗는 것에 실패한다. 우연히 자신이 대학 때 함께 학교를 다녔던 켐프 박사를 만나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고, 복수와 함께 야만적인 욕망을 드러낸다. 이 때문에 켐프 박사는 그를 밀고하여 죽이기로 결심하고, 사투 끝에 그리핀은 마을 사람들의 손에 죽는다. 

2. 투명인간의 단점
이 책에선 투명인간이 되었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꽤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사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놀다보면 ‘투명인간이 되는 것’이 꽤 선망의 대상이 되는 초능력이다. 이 소설에선 그런 환상이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있는지 서술하고 있다. 

1) 옷을 입으면 투명함이 사라짐
2) 음식을 먹어도 음식이 몸에 동화되기 전까지는 음식이 둥둥 떠 있어서, 괴상하게 보일 수 있음. > 따라서 굶주리고 있어야 함. 
3) 눈이 내리면 윤곽이 드러남
4) 비에 젖으면 몸의 표면이 반짝여 윤곽이 보임. 
5) 안개 속에선 몸이 거품처럼 보임.
6) 먼지나 공기 중 얼룩이 피부에 달라붙음. 

3. 독점하는 인간 vs 공유하는 인간 
요즘엔 오픈소스란 말은 참 흔한 개념이 되었다. 오픈소스란 간단히 말해, 무상으로 소스코드를 공개하여, 인터넷을 통해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어 공유 경제의 기본철학을 실현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오픈소스 덕분에 인터넷 상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범람할 수 있는 기본 바탕이 되었고, 또한 이를 실현시키는 방법들도 보편화 되었다. 요즘 많이 떠들어대는 4차산업이라던가 IoT를 통해 세상을 모두 연결하겠다는 Divergence세상도 오픈소스 정신이 없었다면 애초에 생각조차 하기 힘든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오픈소스란 이름은 해당 오픈소스가 사용되는 플랫폼으로 개발자와 사용자들을 속박하는 도구로 사용되기도 하였지만 말이다.)

오픈소스가 20세기 말에서 현재 21세기까지 가장 대표적인 시대정신이 된 것은 어디에서 출발한 것일까? 이는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며, 과거 오랜 시간 전부터 논의되어온 논제 중 하나가 아닌가 짐작한다. 비판과 토론, 그리고 합리적인 사고를 위해 열린사회를 지향했던 칼 포퍼도 이런 글을 남겼다. 

천국에의 꿈은 지상에서는 실현될 수 없다. 일단 우리의 이성에 의존하기 시작하고 우리의 비판력을 활용하기 시작한 이상, 개인적인 책임의 요구와 더불어 지식의 증진을 위해 조력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기 시작한 이상, 우리는 부족적 마술에 전적으로 복종하는 국가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 

자신이 갖고 있는 정보나 지식을 한 개인이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 나누는 것이 꼭 필요한 일인가? 한 개인에게만 지식이 머물로 독점되었을 때 이뤄질 수 있는 극단은 무엇인가? 1897년에 저술된 소설 투명인간은 이런 질문에 대하여 가장 극단의 사례를 제공한다. 누구보다 똑똑하고 기발한 생각을 갖고있는 천재 과학자 그리핀이 갖은 고생을 하고, 참혹하게 죽어간 모습에서 지식의 독점이 가져올 참혹함에 대해 상상해볼 수 있다. (사실 소설적 상상에 불과한 것이라 이런 것이 절대적으로 맞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쉽게 가정하긴 어렵다.) 

4. ‘투명인간' 3줄 평 
- 1897년에 쓰여진 놀라운 상상력.
- 동화책 수준으로만 알고 있던 투명인간이 이 정도의 세밀함과 고민을 바탕으로 쓰여졌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 지식의 독점이 가져올 극단적인 결말에 대해 상상해본 소설 


Posted by 스케치*
독서/미분류2017. 7. 24. 22:08

저자 : 이진우
출판사 : (주) 휴머니스트 출판그룹
전자책 발행일 : 2017년 4월 24일 

1. 10명의 철학자 후려 읽기 
제목으로 쓴 '후려 읽는다'라는 표현은 너무 나간 것 같다. 각자 자신이 '의심했던' 분야에서 명성을 떨친 철학자 10명을 모아, 그들을 주제로 총 20편의 글이 추려져 있다. 따라서 추려 읽는다는 표현이 좋겠다. 

책을 읽는 3일 간 머리를 쥐어짜는 심정으로 읽었다. 책을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참 많았다. 아마 니체부터 정신이 나갈 뻔했다. 다행히도 니체에 대해선 이전에 몇 권의 책을 읽었는데, 그 덕분에 '내가 이미 니체에 대해 좀 알고 있다'는 착각을 했고, 덕분에 술술 책을 읽을 수 있었다.  하이데거, 비트겐슈타인은 거의 혼이 빠진 심정으로 읽었다. 팟캐스트 '지대넓얕'에서 이 두 사람을 다뤄서 방송했던 적이 있어서 들었던 경험은 있다. 방송으로 가볍게 듣는 것과 책으로 읽는 건 또 다른 느낌이었다. 하이데거가 쓴 <존재와 시간>이나 비트겐슈타인이 저술한 <논리-철학 논고>는 차마 시도조차 하고 싶지 않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밌게 읽은 부분은 7장 사르트르와 부분이었다. 얼마 전에 다시 읽은 아멜리 노통브의 '적의 화장법'에서도 사르트르가 언급된다.(실제로 언급되었나?) '적의 화장법'에선 사르트르의 명제 '타인은 지옥이다'를 한 차례 비꼬아 '나는 곧 지옥이다'로 바꿔 버린다. 사실 이 해설을 파악하기 전에 따로 사르트르를 알지 못했기 때문에, 사르트르가 어떤 과정을 겪어 그런 명제를 갖고 오게 되었는지 간단하게나마 알게 되어 좋았다. 

그래서 이진우 교수가 발췌한 사르트르의 아래 문구가 참 좋았다. 

사랑받기 이전에는 우리가 우리의 존재라고 하는, 합리화되지 않고 또 합리화될 수도 없는 이 혹에 대해 불안했던 것과는 반대로, 즉 우리가 우리를 '쓸데없는 잉여 존재'로 느끼고 있었던 것과는 반대로, 지금 우리는 우리의 이 존재가 그 구석구석까지 타자의 이 절대적인 자유에 의해 다시 회복되고 욕구되고 있음을 느낀다. 동시에 우리의 존재는 타자의 이 절대적인 자유에 조건을 부여하고 있고, 도 우리는 자신에게서 우리 자신의 자유를 갖고 타자의 이 절대적인 자유를 욕구하고 있는 것이다. 

사르트르 외에도 6장 호르크하이머, 아도르노의 '계몽'에 대한 이야기도 매력적이었고, 10장 한나 아렌트의 정치철학 부분도 흥미롭게 읽었다. 이 두 부분에 대해선 당장에라도 관련 책을 읽고 싶어졌다. 이 책에서도 소개된 아도르노의 '계몽의 변증법'과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두 권의 책은 이 책을 다 읽고 바로 구매했다. 이 두 권의 책은 블로그에서 추가로 포스팅하여 소개할 예정이다. 

2. '의심의 철학' 3줄 평 
- 철학자 10명을 총 20편의 글로 추려 읽는 느낌이었다.
- 개인적으로 하이데거, 비트겐슈타인을 읽을 땐 머리가 윙윙 도는 느낌을 받았다. 
- 과거의 철학을 현대 사회의 현상, 혹은 최근에 봤던 영화나 방송과 연결시켜서 이해가 더 깊어지는 느낌이었다. 그 점이 참 좋았다. 


Posted by 스케치*
독서/시, 에세이2017. 7. 23. 23:45

저자 : 타카기 나오코 / 옮긴이 : 윤지은
출판사 : arte 출판 
초판 1쇄 발행 : 2016년 4월 29일 

1. 꿈을 좇는 사람들
나도 가끔 사람들에게 '내 꿈은 XX에요'라고 당당히 말하던 시절이 있었다. 고등학교 때였다. 그 당시에 딱히 내 꿈을 위한 노력은 하지 않았다. 주말마다 시간이 나면 게임을 한다거나 소설을 읽으면서 시간을 낭비했다. 그리고 다시 학교에 가면 수험 공부하는 것에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그럴 때마다 생각했다. '어차피 수험을 잘 마쳐서, 좋은 대학교에 진학하는게 내 꿈을 이루기 위한 가장 쉬운 길이야.'라고. 

막상 대학에 간 뒤에도 내 행동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대학에 와선 고등학교 때랑 시야가 바뀌어서, 내가 갖고 있는 꿈을 그대로 유지하는게 어려웠는데, 그마저도 집에 오면 게으름을 피우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가끔 열정적인 마음이 들어서 어떤 일을 열심히 해보겠다고 몇 주간 붙잡고 해본 적도 있었고, 학원에 다니면서 공부한 적도 있었다. 그러다 시간이 흐르고 나면, 당장 열심히 하지 않아도 돈 걱정 하지 않고 밥을 먹을 수 있었고 잠을 잘 수 있었고 생활할 수 있던 것에 빠져있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타카기 나오코라는 만화가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만화 작가 중 한 사람이다. 이 블로그에서도 벌써 4번이나 그 사람의 책을 다뤘다. 만화책이라는 장르라서 부담없이 포스팅하는 것이 가장 솔직한 이유이겠지만, 그에 앞서 이 작가의 글을 읽다보면 묘한 동질감 같은 것, 혹은 깊은 감정 이입 같은 것이 너무 쉽게 되기 때문이다. 내가 게으르게 보냈던 20대 시절에 대해서도 이 작가가 왠지 이해해줄 수 있을 것 같고, 내가 나름 바지런을 떨었던 시기들에 대해서도 '더 잘할 수 있어'라고 응원해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저자 자신은 자신의 만화에서 자신을 게으른 사람이라고 묘사하고 있지만, 막상 이 작가가 헤쳐온 길은 꿈꾸고 도전하는 일의 연속이다. 삶에서 맛있는 참치회라던가, 예쁜 장식품 같은 것에 순간 빠져서 그것을 갖고 싶어하는 마음도 있지만, 항상 전력으로 자신의 처지를 걱정하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가끔 다큐멘터리 3일을 보다보면 항상 느끼는 감정이고, 이번엔 이 만화를 보면서 느끼는 감정이지만, 정말 세상엔 노력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참 많다. 내 자신의 게으름에 다시금 한심함을 느낀다. 

2. '뷰티풀 라이프' 3줄 평 
- 자극없으면서도 착 달라붙는 친밀감으로 다가오는 그림체가 항상 매력적인 '타카기 나오코'의 만화. 
- 그의 데뷔작 '150cm 라이프'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 심화편으로 나온 느낌이다. 
- 제자리 걸음같은 현실 속에서도 꿈을 향해 무대포로 나아가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치료제. 


Posted by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