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미분류2017. 6. 18. 23:50

저자 : 에크하르트 톨레 / 옮긴이 : 진우기 
출판사 : 김영사
초판 1쇄 발행 : 2004년 11월 22일 

1. 책에 들어가기 앞서, 저자에 관하여 
저자 '에크하르트 톨레'는 현대 사회 인류의 영적 교사로 불리는 사람이다. 상담사이자, 영적 지도자로 활동하며 명상 모임들을 이끄는 인물이다. 특정 종교 단체를 이끄는 것도 아니고,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지도 않다. 그의 글과 생각은 불교, 기독교, 힌두교, 이슬람교, 토속 신앙 등 다양한 종교에서 익힌 종교의 가르침에서 그 본질을 파악하여 이야기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내가 '에크하르트 톨레'를 처음 안 것은 '멋진 신세계'로 유명한 '올더스 헉슬리'의 책 때문이었다. 올더스 헉슬리가 1945년에 쓴 '영원의 철학'이란 책이었다. 이 책에선 성경, 바가바드기타, 육조단경, 법구경, 노자, 장자 등등 다양한 종교서적을 넘나들며 인간이 종교를 통해서 배워온 지혜의 공통점을 찾아나선다.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의 전체를 꿰는 하나의 '실'이 에크하르트 톨레의 글이라는 것이다. 에크하르트가 누군지에 관해 그 전까지 전혀 알지 못했던 나로선 꽤 깊은 인상을 남겼다. 

에크하르트가 쓴 '고요함의 지혜'는 내가 처음으로 읽어보는 그의 저서이다. 하지만 이미 올더스 헉슬리를 통해 에크하르트의 생각을 간접 경험한 바가 있어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있다. 냉정한 자세로 그의 글을 비판하며 읽기보단, 명상하는 자세 혹은 배운다는 자세로 글을 읽으려 했던 것 같다. 

2. 인상깊은 문구들과 나의 생각들  
밖이 소란함은 안이 소란한 것이요, 밖이 고요함은 안이 고요한 것이다. 

살면서 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난 좀 조용히 지내고 싶은데, 우리 사회가 너무 시끄러워서 혹은 내 주변 사람들이 말썽투성이어서 조용히 있을 수 없다, 라고.  회사에서 정말 정신없이 일을 하고 있다보면 주변 사람들이 너무 번잡스럽고 귀찮게 굴어서 마음이 혼란할 때가 있다. 그 때도 난 같은 변명을 한다. 왜 내 주변 사람들은 이렇게 시끄러운 거지. 

사실 내가 지금 마음이 혼란스럽다고 느끼거나, 혹은 정신사나워서 미칠 것 같다고 느끼는 건 주변의 시끄러운 어떤 사건이나 소음 때문이 아니라 내 마음인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사고의 근원은 내면에서 시작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근원이 외부에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생각은 계곡의 물살처럼 거세게 흘러가고 나는 자신도 모르는 새 생각 속에 휩쓸려간다. 모든 생각들은 하나하나가 다 '내가 제일 중요해'라고 말하며 나의 마음을 송두리째 앗아가려 한다. 
그럴 때는 다음을 기억하라. '생각을 지나치게 중요하게 여기지 말라.'

요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잠'이란 소설을 보면서 특히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 소설에서도 마찬가지의 이야기를 한다.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하거나 행동을 할 때, 사실 근본적으로 해결책을 내놓는 건 표층으로 들어나는 의식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무의식 혹은 그보다 더 깊이 들어간 심층적인 꿈에 위치한다고. 에크하르트가 이 책을 통해 '생각'이 갖고 있는 허위성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걸 보며, 이런 생각이 실제 내 경험과도 연결된 경우가 많다고 느꼈다. 

가장 대표적으로 '생각'이 문제가 되는 경우는 아무래도 '걱정'이 아닌가 싶다. 사실 내가 어떤 깊이 있는 명상을 하는 것이 아닌 이상 생각은 하루종일 나를 시끄럽게 괴롭힌다. 내가 하지 않았던 일에 대한 걱정, 다른 사람이 날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한 걱정, 내가 남들보다 못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 이런 걱정, 저런 걱정. 정말 갖가지 것들로 시끄럽게 나를 괴롭힌다.

막상 생각해보면 이런 생각이 중요한 게 아닌데도 말이다.  

불평과 대립은 에고가 스스로를 키우기 위해 가장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다. 대체로 사람들의 감정 표현은 이것저것에 대해 불평하고 대립하는 것으로 점철되어 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은 '틀린 쪽'이 되고 나는 '옳은 쪽'이 된다. '옳은 쪽'이 된 나는 우월감을 느낀다. 우월감을 통해 나의 에고는 더욱 커진다. 실제로는 내가 에고라고 착각하고 있는 그것이 커질 뿐이다. 
내면에서 그런 마음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머릿속에서 불평하는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들을 수 있는가? 

예전에 읽고 포스팅 했던 '쌤통의 심리학'이 생각났다. 우리가 자존감을 키우고 건강한 정신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을 불평하고 혹은 나보다 잘났던 사람이 못되는 것에 대해서 쌤통을 느낀다는 것이 이 책이 다루고 있는 내용이었다. 이런 쌤통 심리와 상당히 유사한 것이 '불평'이 아닌가 싶다. 사실 불평이나 비난은 가장 쉬운 방법이다. 상대가 왜 그런 생각을 가졌는지, 왜 내게는 문제 있어 보이는지 깊이 생각해보지 않고 바로 취할 수 있는 자세이니까. 

에크하르트는 이런 불평의 행위가 우주와 연결되어 있는 나 자신, 타인과 연결된 나 자신을 보지 못하고 피상적으로 굳어 있는 나의 생각, 나의 에고만을 키우는 결과를 가져온다 평한다. 

궁극적으로는 남이란 없다. 나는 언제나 나 자신을 만나고 있을 뿐이다. 

3. '고요함의 지혜' 3줄 평 
- 생각이 번잡할 때, 다시금 읽으며 명상하고 싶은 책. 
- 내가 평소에 갖는 생각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생각으로부터 고요해지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다룬 책. 
- 에크하르트가 쓴 모든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Posted by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