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모종린 
출판사 : 다산북스
초판 1쇄 발행 : 2017년 11월 20일
전자책 발행 : 2017년 11월 22일 

1. 골목길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보기 
요즘 골목길에 대해서 다들 관심이 많다. 친구들과 만날 때 혹은 연인과 데이트를 할 때, 예전 같았으면 그냥 강남에서 보자, 대학로에서 보자, 홍대에서 보자라고 어떤 특정 '역'을 지명하는 경향이 있었다. 우린 역 근처에서 놀았고 멀리 가봐야 대로변이었다. 

이젠 좀 달라진 것 같다. 경리단길을 간다거나, 연희동에 간다거나, 익선동에 간다고 한다. 지역에 놀러갈 땐 전주 한옥마을에 가본다고 하고, 경주 황리단길을 찾아간다. 

이전엔 그저 가장 만나기 쉬운 곳을 찾았다고 한다면, 이젠 함께 만나기 적합한 장소를 찾아 들어가는 느낌이다. 

요즘 골목길의 발달에 대해서 다룬 책들이 많다. 요즘 알쓸신잡에 나와서 활약했던 유현준 교수의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라던가, 최근 베스트셀러로 인기를 끌었던 김영준의 <골목의 전쟁>이 골목길을 다뤘다. 

이런 두 권의 책은 각각 '도시 건축학'이라던가, '부동산'이라는 개념에서 골목을 다뤘는데, 난 좀 더 '골목길' 자체에 집중한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이왕이면 여러 골목길도 소개해줬으면 했고, 또한 골목길이 가진 특성에 대해서 찬찬히 얘기해주는 책을 원했다. <골목길 자본론>은 이런 목적에 꽤 부합한다. 
 
<골목길 자본론>은 골목길이 매력적인 이유부터 시작해서, 한국 미국 일본 등 다양한 지역에서의 골목길을 소개하며 골목길이 가진 물리적 속성과 그 안에 있는 문화적 속성을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이 책이 매력적인 이유는 골목길이 탄생하게 되는 배경을 단순히 물리적 공간에 한정해서 해석하지 않는 점이다. 골목길이 탄생하기까지의 이면, 즉 문화적 속성과 주변 대학, 접근성의 문제까지도 함께 고려해서 정리하고 있다. 90년대 가장 핫했던 골목길인 이대 뒷골목이 왜 평범한 지역 상권이 되었는지, 그리고 왜 성수동이 다른 지역을 제치고 주요 상권이 되었는지 분석하는 부분들이 모두 하나하나 흥미롭다. 

저자는 나름의 관찰과 정리를 통해 골목길의 특성을 C-READI 모델로 카테고리화 했는데, 이 점을 통해서 골목길의 특성과 장점 그리고 이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점을 분류해둔 것이 꽤 설득력있었다. 

이 책 덕에 요즘엔 인터넷 지도를 펴놓고, 골목상권으로 매력적일 것 같은 곳을 돌아다녀보고 있는데, 매력적인 가게를 발견할 때면 그 재미가 꽤 쏠쏠하다. 지역 정책에 종사하는 사람이나, 부동산 상가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볼 만한 책이 아닌가 싶다. 

2. '골목길 자본론' 3줄 평 
- 함께 읽으면 좋을 책, 유현준 교수의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골목길에 대한 현상을 관찰하고, 분류하고, 문제를 찾고, 여러 대안과 배울점을 제시하기까지! 구성이 알차다. 
- 주말에 어딜 놀러 가면 좋을지, 해외여행 때 어딜 놀러 가야 할지, 그 답이 여기 쓰여있다. 


Posted by 스케치*
잡문/기타 잡문2018. 1. 1. 23:41
2018년 신년을 맞이하여 

2017년 작년은 2018년 올해를 준비하는 한 해였다고 생각합니다. 2017년 동안 작고 많은 개인 프로젝트를 시도해보았고, 그 중에 많은 걸 실패하고, 많은 걸 성공했습니다. 2018년에는 2017년을 발판 삼아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제 블로그에 정기적으로 오시는 분들은 아마 없겠지만, 우연히 방문하시는 분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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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케치*
잡문/기타 잡문2017. 12. 31. 18:23
서울의 골목길들 - (1) 합정동 꾸머길
연말에 회사에서 쉬라고 일주일을 줬다. 전사휴가라는 명목으로 연차를 모두 소진하게 한 것인데, 주변 사람들 중 다수는 해외로 여행을 가거나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다. 나한테도 그런 선택지가 있긴 했지만 이렇게 물가가 비싼 시즌에 굳이 비싼 비행기표를 끊어서 떠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집이 있는 서울에 머물기로 마음 먹었다. 

그래도 다들 회사로 돌아오면 이런 얘기를 할 것 아닌가. 

“이번 연휴엔 다들 뭐하고 지냈어?” 

예전 같았으면 이런 질문에 대해서 이렇게 답했을 것이다. 

“그냥 집에서 영화보고, 친구들 만나고 했죠, 뭐.” 

근데 이런 대답이 참 재미없지 않나. 남들은 다들 어디 놀러갔다는 얘기하고, 인생에서 기억에 남을 경험하고 왔는데 나 혼자 시간을 허비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내 나름대로 개인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이름하여 ‘서울 골목길 투어’. 

요즘 골목길이 핫한 건 개나소나 다 아는 일이다. 알쓸신잡이라는 방송에서 경주 황리단길을 소개하면서 특히나 이슈가 되었다. 요즘 서울에는 대로변이나 거대 상가에서 노는 것보다는 골목길에서 노는 게 대세라고 한다. 경리단길, 서촌 거리, 연남동 같은 곳이 기존의 강남이나 명동 같은 곳을 대체하고 있다. 사람들은 오밀조밀하고 특색있는 가게들이 넘쳐나는 거리에서 놀고 싶어 한다. 무척 핫하다. 

물론 회사에 다니는 일반 직장인으로서 이런 곳을 가는 건 일상적이지 못하다. 평일 내내 회사 근처 상가에서만 놀기 마련이고, 주말이나 되어서야 겨우 놀러 다니는데, 그 와중에도 사람들을 만나는 건 아무래도 강남이 가장 편하다. 

데이트한다고 돌아다니려고 해도, 아는 곳이 있어야 어디 새로운 곳을 가지. 그래서 이번에 좀 돌아다녀봤다. 

먼저 간 곳은 합정동 꾸머길. 홍대 근처가 핫한 건 누구나 아는 바이다. 홍대거리가 너무 과밀하다보니 이 기세가 연희동이나 연남동으로 이어지고, 여기에 합정동까지 합쳐졌다. 사실 이런 거리들은 나도 자주 가보았다. 이미 핫한 곳이지 않나. 유명한 피자집이나 카페들은 모두 이쪽에 몰려 있다. 물론 이미 너무 유명해서 슬슬 젠트리피케이션도 시작된 곳이다. 

합정동 꾸머길은 살짝 뒤로 빠져있다. 합정에서 한강 쪽으로 가는 방향인데, 그 미묘한 소외감 때문인지 이색적인 카페들이 많이 생겼다. 대놓고 멋진 디자인 카페를 지향하는 카페들이 꽤 있는데, 그 때문에 자리가 다소 불편한 그런 카페도 꽤 있다. 

멋스런 우동집이나 독립책방도 함께 있어서 적당히 먹고 마시고 보는 건 충족이 되는데, 사실 거리 자체는 그리 길지도 않고 아직 상가도 자리잡지는 못한 느낌이 든다. 평일 저녁 기준으로는 사람들이 그다지 붐비지 않았다. 

꾸머길을 따라 쭉 아래로 내려오면 절두산 천주교 순교성지가 나오는데, 이쪽에 오면 이 길의 종착역에 도착했다는 느낌이 든다. 봄이나 가을에 왔다면 꽤 좋았을 법도 한데, 내가 갔을 땐 겨울 바람이 세차게 불어서 밖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힘들었다. 

근처에 가볼만한 곳이 있을까 해서 좀 찾아봤는데, 대부분이 이제 막 시작한 카페들이 대부분이다. 정보량도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 네이버에 검색해보면 한 개 블로그가 '꾸머길'이라는 키워드로 홍보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아마 그 지역 공동체에서 운영하는 블로그가 아닌가 싶다. 사실 이제 막 조성하기 시작한 거리라서, 앞으로 어떤 식으로 발전할지 궁금해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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