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기타 잡문2017. 10. 27. 23:47
초콜릿
내 경우엔 초콜릿을 그다지 사서 먹는 타입은 아니다. 가끔 발렌타인 데이라던가, 혹은 기념일 때 사서 먹거나 사줘서 먹는 경우는 있어도, '으아, 초콜릿 땡겨'라는 생각을 하며 초콜릿을 사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다. 남자애들 중에는 극히 드문 경우이고, 여자애들 중에는 어쩌다 보면 초콜릿을 사러 마트에 가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 동네에 있는 초콜릿 포장은 웃기기 짝이 없다. 왠지 그 포장이 여자를 위한 포장이라기보단 그냥 40대 아저씨를 위한 포장같다고 할까. 뭐, 내가 실제 식품 마케터가 아니니, 실제 소비자층이 어떨지 전혀 모르기 때문에 이렇게 얘기하는 건 바보같은 헛소리일지도. 

예전에 가끔 엄마(우리 집의 유일한 여자)가 초콜릿을 사오시는 경우가 있었다. 막상 사오면 엄마는 거의 손에 대질 않아서, 대부분 내가 그 처리를 담당했다. 초콜릿도 그냥 먹기보단 냉동실에 보관해뒀다 먹는 게 최고다. 그렇게 보관해둔 초콜릿을 먹다보면 솔직히 이게 중독성이 엄청나서 거다란 봉지 째로 초콜릿을 단숨에 다 먹어치우곤 했다. 그러고 나면 엄마에게 소리치곤 했지. "아, 이걸 왜 사놔가지고 이걸 다 먹게 만들어!" 아주 버릇없는 놈이었다. 

요즘엔 초콜릿을 사는 경우가 극히 드물지만, 그래도 내 손으로 사는 경우가 꽤 있다. 해외에 나갔다 올 때다. 이상하리만치 평소엔 사지도 않는 초콜릿을 면세점에선 몇 상자고 사곤 한다. 내 머릿속엔 이게 선물로서는 최고라고 생각하는 걸까. 하기야 초콜릿을 사와서 친구들이나 지인들과 까먹으며 아메리카노를 마시면, 또 이만한 간식도 없다. 씁쓸한 커피가 달콤한 초콜릿과 만나서 교묘한 향취를 풍긴다. 덕분에 같이 커피 마시는 친구가 좋아 보이기도 한다. 이거 사기다. 

이제 또 순식간에 10월이 지나갔고, 11월 한 달만 지나면 바로 연말이고 크리스마스다. 이제 또 한창 초콜릿 먹는 시즌이 왔구나. 괜히 입맛이 다셔진다. 


'잡문 > 기타 잡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통받기 위한 방법  (0) 2017.10.30
자유의지  (0) 2017.10.28
생각보다 너무 빠르다  (0) 2017.10.25
애매모호한 시점  (0) 2017.10.24
드래곤 퀘스트  (0) 2017.10.21
Posted by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