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기타 잡문2017. 10. 25. 23:43
생각보다 너무 빠르다 
대학생 때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일이지만, 나란 놈도 세상에서 가장 급박하게 변하고 있는 인공지능과 관련된 일의 끝자락을 잡으며 살아가고 있다. 덕분에 HW 구조라던가 SW 구조에 대해서도 그리고 그것이 판매되는 비즈니스 구조와 밸류체인에 대해서도 얄팍하게나마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물론 난 어디까지나 내가 보고 듣는 회사에서의 이야기에 국한된다. 물론 인터넷도 있다. 인터넷은 좋은 정보의 창고이다. 물론 이 정보 중에 어떤 것을 읽어야 할지, 어떤 순서로 정보를 취합해야 할 지는 또 다른 이야기이다. 또한 실제 세상에서 가장 첨단에 있는 아이디어는 다른 사람의 생각에 있지, 인터넷에 있지 않다. 그런 이야기는 실제 면대면으로 나눠야 한다. 그래서 그나마 내가 가장 잘 취합할 수 있는 건 회사 정보다. 회사 정보 하나만 취합하는 것도 큰 일이다. 상당한 양의 정보와 상당한 양의 잡지식이 오고간다. 실제 정보를 얻고자 한다면 가만히 앉아서 정보를 취합하기보단 움직이며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회사 건물은 매일 가만히 있고, 사람들은 자리에 앉아서 일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주고 받는 정보 속에서 진행되는 일들은 상당한 속도를 낸다. 사람들은 회사가 너무 느려터졌다고 불만을 표출하지만, 막상 1년 전의 회사와 지금의 회사는 엄청난 차이를 갖고 있다. 회사 조직에서부터 회사가 관리하는 상품과 고객도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가끔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눌 때, "우리 회산 너무 느려."라고 얘기하는데, 그 말이 놀랍기도 하다. 난 오히려 지나치게 빠름을 걱정한다. 

막상 회사 밖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관찰하면 우리 회사가 느린 것이 맞기도 하다. 놀랄 정도로 빠르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 바뀌고 있다. 책을 보고,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고, 약속장소로 이동하고, 여행을 가고, 게임을 하고, 사람과 이야기 하는 모든 방식이 바뀌고 있다. 그 행동의 본질은 한 번도 바뀐 적이 없지만, 그 행동의 양태는 계속 바뀐다. 지금 최신의 것이라 보는 것이 아주 가까운 미래(불과 5년 뒤)에는 상당한 구식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보험을 들 때라던가, 주식을 할 때라던가, 부동산을 살 때, 이럴 때는 뭔가 5년 뒤 10년 뒤를 예측하려는 시도가 이뤄진다. 이런 미래 예측은 어디까지나 과거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30년 뒤에 보험금을 수령한다고 하지만, 막상 그 때 세상이 어떤 형태일지 어떻게 알겠는가? 당장 2035년 특이점이 온다는 주장이 사실이라 한다면, 세상은 천지개벽해야 하는 것 아닌가? 보험이 의미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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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