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기타 잡문2017. 10. 16. 23:50
뻔한 게 싫다 

영화는 왠지 뻔한 게 싫다. 누구라도 살다 보면 느끼게 되는 가벼운 일상의 교훈이라던가, 초등학생이라도 1달에 한 번은 발견할 만한 어떤 경구나 명언을 발견하고 나서, 그걸 마치 대단한 것인 양 포장해서 그려내는 모든 것이 싫다. 그런 얘긴 적당히, 아무 생각 없이, 인스타그램 같은 곳에 분위기 좋은 사진이랑 함께 올려 놓으면, 나의 중2병을 멋지게 구현해 낼 수 있는 것일텐데, 그걸 굳이 수많은 사람들의 피땀과 노력이 묻어나는 영화로 그려냈다는 것이 싫다. 내 주변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 나보다 잘난 사람들이고, 다 나보다 똑똑한 사람들이며, 다 나보다 경험이 많고, 다 나보다 말도 잘한다. 그래서 굳이 내가 내 말을 멋지게 꾸미려고 해봤자 그게 별 소용 없다는 걸 느낀다. 그래서 교훈이 싫다. 굳이 영화라는 멋드러진 수단으로 교훈 말해주지 않아도 돼. 난 차라리 그냥 민낯이 좋다. 별 시덥잖은 이야기라도 좋으니까, 그냥 대놓고 얘기하는 편이 낫다. '아, 젠장. 정말 좋았다.'라고, 어떤 느낀 점이 있으면 그냥 그걸 그대로 말해주는 편이 좋다. 영화도 그렇고. 사람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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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