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기타 잡문2017. 10. 8. 22:02
아카페라 예찬 
아카페라(acafela)라는 이름의 커피가 처음 나왔을 때, '아, 이건 딱 나를 위한 커피다'라는 생각을 했다. 커피를 마신다고 하면 굳이 스타벅스나 이디야 같은 카페에 가기는 싫었다. 그렇다고 캔커피는 뭔지 모를 향이 나지 않나? 그렇다고 종이팩에 들어있는 커피 우유류는 마시기 싫은 우유가 들어 있다는 이유로 께름칙하고. 애매모호한 커피가 하나 있었음 했는데, 페트 속에 커피를 넣어준 덕분에 무척 애호하고 있다. 

처음 나왔을 땐 아마 1,200원에 팔았는데, 이게 1,500원으로 가격이 오르더니, 최근엔 2,000원까지 가격이 올랐다. 이 때문에 한 6개월은 마시지 않았었다. 그러다 인터넷에서 발견했다. 편의점용이 아니라, 가정용으로 20개 한 상자로 실제 소매가의 절반 값보다 더 싼 값으로 판매하는 걸. '이게 웬 떡'이란 심정으로 최근에 자주 사서 마시고 있다. 이번 추석엔 아예 3상자 60페트를 사서 아주 너버지게 마시고 있다. 

음, 이 커피의 강점은 뭐랄까. 캔커피처럼 거슬리는 향이 없다. 믹스커피처럼 몸에 나쁘다는 느낌도 없다. 이렇게 사서 먹으면 싸다. 1,000원도 안한다. 냉장고에 넣어두면 시원해서 웬만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보다 편하다. 굳이 오랜 시간 투자하지 않아도 적당한 커피를 빠른 속도로 마실 수 있다. 페트병은 잘 분리수거만 하면 되니까, 쓰레기처리도 굉장히 간편하다. 다 마신 후에도 뚜껑을 닫아놓으면 불쾌한 냄새도 나지 않고, 어디 흘릴 걱정도 없다. 얼음 걱정도 없다. 

이번 추석 연휴엔 정말 제대로 써먹었다. 느지막이 10시나 11시쯤에 일어나서 일단 부엌에 나와 냉장고 문을 열고 아카페라를 빼먹었다. 냉커피 한 잔을 마시면, 괜스레 물 한 잔 마신 것보다 더 개운한 느낌이 든다. 딱히 카페인이 쎄진 않아서, 에스프레소 한 잔으로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정도의 효과는 없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꽤 괜찮지 뭐. 

이상하게도 이거랑 비슷한 제품이 경쟁사에서 별로 나오지 않는다. 나처럼 이런 걸 마시는 사람이 별로 없나? 괜히 이상하게 가격만 잔뜩 올려서 대용량으로 파는 곳은 많은데, 괜히 그러지 말고 좀 저렴하면서도 맛은 좀 다른 걸 내놨으면 좋겠다. 아카페라 같은 경우엔 에티오피아&콜롬비아&브라질 원두를 섞어서 사용하고 있는데, 다른 경쟁사에선 좀 다른 원두 조합을 써보면 되지 않을까. 쓸데 없는 커피 용기 디자인이나 바꾸지 말고. 뭐, 내가 블로그에서 이런 걸 썼다 해서 누가 읽어보기나 할까. 그냥 내 생각이다. 


'잡문 > 기타 잡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너지는 한 순간  (0) 2017.10.10
결점을 사랑할 수 있는가?  (0) 2017.10.09
술을 마시는 게 낭만적인 건가  (0) 2017.10.07
다른 사람인 척 하기  (0) 2017.10.05
나의 가장 완전한 공간  (0) 2017.10.01
Posted by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