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외국소설2017. 4. 30. 22:38

저자 : 애거서 크리스티 / 옮긴이 : 권도희 
출판사 : 황금가지
초판 1쇄 발행 : 2004년 6월 4일 (원작 발표 : 1949년) 

1. 제 개인적 감상은 '충격'입니다. 
(이 포스팅은 추리소설에 대한 포스팅입니다. 스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난 딱히 추리소설을 많이 읽는 편이 아니다. 셜록홈즈 시리즈와 1~2편의 뤼팽 시리즈, Y의 비극,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딱 이 정도가 전부다. 요즘 유행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라던가, 정유정 작가의 책들도 추리소설 계열에 묶어버리면 갑자기 읽은 책이 확 늘어날 수도 있겠지만, 이건 좀 다른 얘기 같다. 

추리소설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뭔가 정해진 틀 같은 게 있어야 하지 않을까. 명확하게 탐정도 있어야 하고, 용의자도 보여야 하고, 사건 현장도 마치 조감도를 보듯이 펼쳐져야 한다. 

전형적인 추리소설 하면 떠올리는 사람은 아무래도 '애거서 크리스티'다. 그녀가 썼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도 아주 흥미롭게 읽어봤었으니까. 중학생 때 그 작품을 보고 충격을 받아, 그런 기분을 다시금 느끼고자 읽었던 게 Y의 비극이었다. 당시 소설가에선 3대 추리소설로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함께 'Y의 비극'을 손꼽고 있었다. Y의 비극을 고른 건 꽤나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Y의 비극은 소설로서의 구조도 아주 훌륭했지만 무엇보다도 반전이 무척 충격적이었다. 범인을 안 순간 나를 감싸던 껍질이 떨어져 나가는 기분이었다. 그 전까지 선하게 보이던 사람들이 다르게 보였으니까. 

그런 충격 때문인지 오랫동안 추리소설을 읽지 않고 있다가, 한참 시간이 흘러 애거서 크리스티로 돌아왔다. 제목이 흥미로워서 골랐다. '비뚤어진 집'이라니. 살인 사건이 아마도 집에서 이뤄질 테고, 흥미로운 밀실 사건을 다루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소설은 '밀실 살인'을 다루고 있지 않다.

내 기대와 정반대로 '완전 개방형 살인'에 가깝다. 소설 중간에 '도둑이 들어서 살인을 하지 않았을까'라고 주장하는 부분이 나올 정도이니까. 

결론 또한 내가 원했던 새로운 트릭은 없었다. Y의 비극에서 읽었던 반전 구조와 판박이였다. 문제는 Y의 비극에서 나왔던 흥미로운 공간구성이 이 책에선 완전히 배제되었다. Y의 비극을 읽었다면 굳이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없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소설 속에 조금씩 엿보이는 우생학적 관점도 맘에 들지 않았다. 좋은 유전자와 나쁜 유전자라는 것이 정해져 있고, 나쁜 유전자를 받은 사람은 살인자가 되고, 좋은 유전자를 받은 사람은 성공한다는 느낌의 서술도 있었다. 이런 관점은 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 나치가 갖고 있던 생각이지 않았나. 우월한 유전자를 보유한 독일인(아리아인)은 세계를 지배해야 하고, 나쁜 유전자를 가진 히피나 유대인은 몰살시켜야 한다고 했던 그 생각이다. 

그런데 그런 관점이 이 책에 그대로 드러나 있고, 심지어 결론으로 서술되어 있다. 1949년에 쓰인 책에서 이런 생각이라니. 조금은 충격이다. 

2. '비뚤어진 집' 관계도 도식으로 정리해보기 


3. '비뚤어진 집' 3줄 평 
- 소설 'Y의 비극'과 이야기 구조가 유사한 책. 
- 우생학적 관점이 보여서 불편한 책. 
- 추리소설 치고는 장소에 대한 묘사가 적음. 인간관계 묘사가 이야기의 주를 이룸. 


Posted by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