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외국소설2017. 4. 27. 21:56

저자 : 잭 런던 / 옮긴이 : 권택영
출판사 : 민음사 
초판 1쇄 발행 : 2010년 10월 22일 
전자책 발행 : 2012년 6월 30일 

1. 인생 혹은 개생? 
내 경험 상, 친구 넷 이상이 모여 있으면 그 안엔 항상 우두머리가 생겼다. 중학교 시절처럼 '내가 짱(혹은 통)이야.'라고 하는 건 아니다. 대화를 하다 보면 그냥 자연스럽게 그걸 알게 된다. 친구들 모두가 자신들이 평등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야, 라고 할테지만. 거기엔 반드시 우두머리가 있다. 

같은 모임 안에서도 우두머리는 시시각각 바뀐다. 어떤 녀석이 갑자기 관계 주도권을 가져갈 때가 있다. 한 턱 쏠 때 그렇다. 혹은 같이 여행가자고 말을 꺼낼 때도 그렇다. 아니면, 맛집을 찾아가거나 술자리를 갖자고 얘기를 꺼낼 때도 그렇다. 그럴 땐 다들 얘기를 먼저 꺼낸 그 친구를 인정해준다. 존중하고 띄워준다. 그 친구는 잠시 우두머리가 된다. 이야기의 중심이 되고, 관계의 중심이 된다.

물론 우두머리는 원래대로 돌아온다. 어째설까? 아마 일종의 본능이 아닌가 싶다. 

우리가 살아가는 어른의 관계는 '부드러운 문명' 속에 있다. 이 책 '야성의 부름'에 등장하는 주인공 개 '잭'이 다른 개 무리에서 폭력과 죽음을 통해 우두머리가 된 과정과는 다르다. 폭력과 싸움을 통해 대장이 결정되는 건 어린시절로 끝난다. (나이가 들어도 조폭을 끌고 다니고, 사람들을 겁박하는 사람도 있긴 하다. 하지만 이런 건 예외로 치자.) 

소설 '야성의 부름'은 어디까지나 '개의 이야기'이다. 개로 시작해서, 개로 끝난다. 개의 시선으로 인간의 모습을 비춘다. 개의 시선은 흥미롭다. 개가 바라보는 인간 군상도 이 책의 흥미 포인트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 중요한 건 개 자신에게 있다. 개가 무리 속에서 어떻게 주도권을 확보하는지, 독립된 개체로서 어떻게 판단하는지,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가는지. 마치 스티브잡스 평전 읽듯 위대한 개 이야기를 좇아가게 된다. 

내가 보고 있는 이야기가 '개'의 이야기 인지, '독립된 자유를 지닌 인간'의 이야기인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주인공 개 '벅'은 주인이 있다. 5번이나 바뀐다. 사실 주인이 있냐 없냐는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벅은 스스로의 판단에 의거해서 행동하고, 거친 환경 속에서도 삶의 보람과 행복을 추구한다. 주인이 말도 안되는 명령을 내릴 때는 단호하게 거부권을 행사하기도 한다. 누군가를 사랑하기도 하며, 자유를 쟁취한다. 

사람도 마찬가지 아닌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로 살아가는 이들은 모두 자본가가 설립한 회사 안에서 노동자로서 근무한다. 우리 시대는 자유주의, 개인주의 사회이다. 그 안에서 우리는 '벅'처럼 행동한다. 회사 안에서 근무하지만 우리도 내 스스로 판단해서 행동한다. 거친 근무 환경 속에서도 보람차길 바란다. 노동자의 권리가 침해될 때는 이에 항의하고 권리를 쟁취한다. 사랑하며, 자유로워지길 바란다.

그래서일까, 개의 삶 (이른 바 개생)을 얘기하는데, 인생을 논하는 책처럼 느껴진다.

소설이 끝나고, 해설가는 '벅'을 '니체적 초인'이 형상화 되었다고 표현한다. 저자인 '잭 런던'이 다윈의 적자생존, 니체의 초인 사상 등에 관심이 많았다고 하니 이런 해석도 그럴싸하긴 하다.

다만, 일반 독자로서 굳이 니체까지 끌고 와서 해석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그냥 이 책은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고 있는 내 자신을 생각하게 된다. 살면서 무언가를 갈구하고 추구하는 내 자신을 생각하게 된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혹은 사랑받고자 하는 내 자신을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삶의 마지막에서 내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은 딱 그 정도 가치가 있다.  

2. '야성의 부름' 도식으로 정리해보기 

3. 3줄 요약 
- 소재가 참 특이한 책
- 서사 구조가 탄탄하고, 캐릭터가 매력 있어서 재미있는 책 
- 삶(인간 관계, 목표의 추구, 사랑, 삶의 지향점)에 대해 종합적으로 생각하게 하는 책 


Posted by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