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외국소설2017. 7. 15. 21:09

저자 : 로버트 A. 하인라인 / 옮긴이 : 조호근
출판사 : (주)시공사
초판 1쇄 발행 : 2017년 5월 22일 (원작 발행일 : 1959년) 

1. 이 단편 한 번 읽어보세요. 
'너희 모든 좀비들은'은 정말 짧은 SF 단편소설입니다. 짧지만 유명한 시간여행 소설이죠. 

저 같은 경우엔 리디북스에서 무료 이벤트를 해서 다운받아 읽어보았습니다만, 인터넷에서 서핑하셔도 번역된 소설을 무료로 읽으실 수 있습니다. 딱 10분만 시간내서 읽어보세요! 

번역본은 여기서 읽어보세요! 

이 링크에 가시면, 이 이야기가 어떤 구조인지 설명된 그림이 있고, 제가 제목으로 쓴 'I'm my own grandpa'라는 노래가 링크와 함께 소개되어 있습니다. 

2. 상상은 상상으로 깨부순다. 
2004년도에 나온 '나비효과'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나비의 작은 날개짓이 지구 반대편에서 태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카오스 이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시공간 여행을 하는 주인공이 과거를 바꾸려 할 때마다 더욱 끔찍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 영화를 본 이후로 난 시간여행이란 것이 결코 쉬운 것이 아니란 걸 깨달았다. 

시간여행이란 개념을 우린 너무 쉽게 쓰고 있지 않은가? 예를 들어, 내가 1시간 전으로 돌아간다고 가정하자. 2가지 옵션이 있다. 1시간 전의 나 자신으로 돌아가거나, 혹은 1시간 전의 나는 존재한 채로 지금의 내가 물질적으로 움직이는 거다.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한다고 하더라도, 이건 이미 물리적으로 너무 거대한 변화이다. 전자의 경우엔 내 뇌 속에 기억되어 있는 물질이 어떤 형태로든 변화했다는 걸 의미하고, 후자의 경우엔 이 세상에 근본도 없는 물질들이 발생한 사건이다. 그것이 가져올 나비효과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아무리 작은 일에도 세상엔 정말 큰 사건이 된다며? 그 상태로 1시간이 지난다면, 우리가 맨 처음 가정했던 현재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될지도 모른다. 

이 단편소설은 여기에 한 가지 더 큰 고민을 가중한다. 끊임없이 시간 여행을 하는 존재들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그들은 그들의 의지로 계속 시간여행을 한다. 나라는 존재는 나와 섹스를 하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존재는 나가 된다. 이게 무슨 김밥 옆구리 터지는 얘기란 말인가? 애초에 나란 존재는 어디서 시작한단 말인가?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 라는 논란보다 더 미스터리다. 갑자기 나란 존재가 생겨먹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이야기다. 

이 황당무계한 스토리는 시간여행의 역설을 아주 짧은 단편에 담아냈다는 것만으로도 찬사받을만 하다. 사람들은 언제나 우리가 과거에 상상했던 것을 현재에 와서 구현해내고, 만들어낸다. 과거 로보트 태권V를 보았던 과학자가 지금은 AI 인공지능 시스템을 만들고 있는 것처럼. 하지만 소설이 가진 또 하나의 매력은 상상이 가진 한계를 다시 한 번 상상하는 것이다. 상상을 상상하고, 그리고 그 상상의 한계를 상상한다. 다시 그 한계를 깨부수는 한계를 상상한다. 이처럼 상상은 꼬리를 물고 가설화되고, 입증된다. 

3. '너희 모든 좀비들은' 3줄 평 
- 소설 요약 : '내가 나랑 해서, 내가 태어나고, 그렇게 만든 것이 바로 나다.' 
- 시간 여행으로 생길 수 있는 역설을 정말 깔끔하고 쉽게 그려냈다. 
- 1959년에 이미 이 정도의 상상력을 보이다니. 감탄 또 감탄. 


Posted by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