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외국소설2017. 2. 27. 21:09

저자 : 아멜리 노통브 

출판사 : 문학세계사
초판 발행일 : 2007년 9월 13일

1. 책소개와 인상깊은 구절 

"성, 즉 섹스는 '구분짓는'이라는 뜻을 갖고 있어. 아름다운 사람들은, 지구상에 한 덩어리로 우글거리는 대다수의 인간들과 '구분되는' 존재들이란 말씀이지. "

주인공은 처음에는 구분짓지 못했습니다. 개별체의 차이에 대해서, 누가 아름다운 존재이고, 누가 아름답지 않은 존재인지. 각각의 개별체가 갖고 있는 그 속성에 대해서 깊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청산가리 캡슐 말인데, 실수로 삼켜버릴까봐 겁나지 않아?"
"그래서 평소에 캐러멜을 삼가고 있지." 그 간결한 대답에 나는 입을 딱 벌리고 말았다. 
 유리가 그만한 돈을 버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주인공도 주인공이지만, 거의 유일한 조연이라고 할 수 있는 '유리' 역시 독특합니다. 주인공 못지 않게 죽음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너무나도 태연합니다. 태연하다기보다는 마치 장난치듯이, 또는 일종의 놀이처럼 그것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런 '유리'조차도 주인공을 보고 '변태'라고 치부하곤 합니다. 

얼굴과 손의 공통점? 그건 바로 '말'이다. 입은 말을 내뱉고 손은 말을 써내려간다. 나의 말은 죽음처럼 싸늘하다. 

그래서 얼굴도 싸늘한 표정을 짓고 있다는 이야기인가,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혹시 연쇄살인범이 돼버린 거 아냐?' 어느 날 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자 불안했다. 병적인 인간이 되어가는 것보다 천박한 인간이 되어가는 게 더 걱정스러웠다. 내게 있어서 연쇄살인범이란 삼류 영화들 중에서도 가장 시시한 영화에나 등장하는, 영감이라곤 받을 길 없는 시나리오 작가들의 단골 메뉴였으니까. 

연쇄 살인범을 다룬 책을 다루면서 이렇게 웃기는 대사는 처음 들어 봅니다. 노통브는 주인공의 입을 빌려, 살인범을 다루고 있는 자신의 책을 시시한 글이라고 비웃는 것처럼 보입니다.  


2. 책의 구성
이 책은 살인청부업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인칭 화법으로 주인공은 살인청부업자가 되게 된 배경과 그 심경에 대해서 계속 독백을 이어나갑니다. 그의 운명을 바꾸게 될 살인을 저지르러 그는 장관의 저택으로 향합니다. 그는 장관의 딸을 마주치고, 거기서 그는 사랑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의 운명이 바뀌게 됩니다. 

종이 책을 보지 않아 이게 몇 페이지가 될 지가 모르겠습니다만 (전자책으로 읽고 있어서요), 이 책은 굉장히 짧은 소설입니다. 짧은 이야기 속에서 감정의 흐름이 소설의 전체 줄거리를 다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책에서 서술하고 있는 것이 객관적인 사실인지, 아니면 주인공이 보고 있는 것에 따라서 잘못 전달되고 있는 것인지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3. 책과 관련된 토론 주제
1) 누군가를 죽인다는 감정에 대해서 상상해 본 적이 있습니까? 만일 자신이 누군가를 죽여야만 한다면, 가장 첫번 째, 그리고 가장 마지막 피해자는 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그리고 그들을 죽였을 때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상상합니까? 

2) 살인과 사랑의 공통점에 대해서 이야기 해봅시다. 

4. 함께 읽거나 보면 좋을 콘텐츠
- 책 : 살인자의 기억법 
- 영화&소설 : 시계태엽 오렌지 
- 음악 : 라디오헤드 (라디오헤드를 들으며, 소설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5. 3줄 요약
- 제비처럼 날아들어, 내 속 뒷편에서 죽어간 글 
- 살인에 대해서 이성적이기보다 지극히 감정적으로 쓰여진 글 
- 반전에 대해서 알아채기 어렵지만, 반전이 있는 소설 


Posted by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