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외국소설2017. 3. 15. 21:00

저자 : 다이 시지에 / 옮긴이 : 이원희
출판사 : (주)현대문학
초판 1쇄 발행 : 2005년 4월 11일
전자책 출간일 : 2016년 2월 29일 

1. 책에 대한 느낌 
책을 다 보고 나서야, 이 책이 출간된 시점이 2005년도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곧 중국 여행을 갈 계획이라서, 중국에 대해서 어느 정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읽은 책인데요. 너무 늦게 읽었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미 1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면서 강산이 변하고, 중국 사람들은 더 빨리 변화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출판시장, 문화시장이 급속도로 확장되고 있다는 소식은 접하고 있습니다만, 아직 중국 소설들이 다각적으로 보급되지는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도 중국 소설 카테고리에는 삼국지, 수호지, 홍루몽 등 옛날의 고전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책들의 가치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미국 소설이나 프랑스 소설의 카테고리에서 옛날 책들이 전체 카테고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을 보고 있지는 않으니까요. 이 책은 그런 중국의 뛰어난 고전을 제치고 중국 소설 중에서도 높은 판매율을 차지하고 있는 책이라 읽어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한국에 들어오는 현대 중국 소설의 대다수가 마오쩌둥 이후에 공산정부 하에 중국인들이 받은 압제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현대사적으로는 몇 권 읽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만, 아직 더 들어갈 여지가 정말 많다는 생각도 듭니다.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 소녀'는 처음에는 소설 제목이 왜 이런 식이지? 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다 읽고 났을 때 이보다 더 좋은 소설 제목은 없겠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줄거리의 얼개가 잘 짜여진 소설이고, 주인공들의 개성도 훌륭합니다.  

곧 사천(중국 청두, 삼국지 시대의 성도)에 여행을 갈 계획인데, 소설의 배경이 그 지역이라 더 흥미롭게 보았습니다. 여행을 갔다 온 뒤에 사천의 사진들과 함께 포스팅하면 더 의미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기는 했습니다만, 이 책 말고도 포스팅 하고 싶은 좋은 책들이 많아서 일단 이 책을 우선적으로 포스팅 합니다. 

2. 인상 깊은 문장과 감상
"모차르트는 뭐라는 거냐?"
"모차르트는 마오 주석을 생각한다는 겁니다."
뤄가 나를 대신해서 마무리를 해주었다. 

당시 문화대혁명을 통해서 철저히 서양 문물이 차단되었던 중국 사회 현실을 정말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부분입니다. 마오쩌둥이라는 인물이 현대 중국인들에게 어떤 식으로 보여질지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예상이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한국식으로 한다면... 아마 그 분일 것입니다. 

하지만 정작 고대하던 학교에 들어가게 되었을 때, 우리는 실망과 괴로운 경험을 해야 했다. 교과목이 공업과 농업에 국한되었고 '기초 지식'에 속하는 수학과 물리, 화학 등은 폐지되었기 떄문이다. 

중국의 학생들이 이런 엄청나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고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단순히 문화대혁명으로 큰 사회적 혼란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와, 이런 구체적인 사례를 들었을 때는 체감하는 정도가 정말 다르군요. 이 정도로 기초 과학 교육이 풍지박산되었던 중국이 현재의 레벨까지 복구했다는 것만으로도 경이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들로 나는 바느질 처녀를 딴사람으로 만들어놓겠다. 그애는 이제 더 이상 단순한 산골처녀로 살아가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재미는 '주인공'과 주인공의 친구인 '뤄'와 '뤄'가 사랑하는 '바느질 처녀'와의 관계입니다. 이 세 명의 미묘한 삼각 관계, 그리고 공산당이 정권을 잡은 이후, 교육의 가능성을 잃어버린 이들이 어떤 식으로 인간관계를 쌓아가는가는 이 책을 읽어보는 주요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이 이후의 문장들도 매력적인 것들이 많은데, 책 내용에 대한 스포가 될 것 같아서 더 적지 않으려고 합니다. 중국 사람들의 삶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해하기 위해서 이 책을 읽어보는 건 꽤 괜찮은 선택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추천합니다.) 

3. 함께 생각해보고 싶은 이야기 
1) 중국 문화 대혁명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계신가요?

2) 책 후반부, '바느질 처녀'가 했던 선택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4. 함께 읽거나 보면 좋을 콘텐츠
- 책 : 에번 오스노스의 '야망의 시대' (요즘 읽고 있는 중국 관련 서적인데, 이번에 읽은 소설보다 훨씬 최근의 중국의 삶에 대해서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또한 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죠. 중국 여행을 다녀오면, 이 책에 대해서도 포스팅하겠습니다.) 

5. 3줄 요약
- 1968년, 중국을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적나라한 고백 
- 마오쩌둥의 중국 공산당 정권이 실제 시골에 살고 있는 개인의로서의 중국인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 미묘한 인간관계를 읽어나가는 매력도 있습니다. 단순히 공부 목적이 아니라, 소설로서 매력적입니다. 


Posted by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