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기타 잡문2017. 5. 8. 17:00

작년 2월에 기계식 키보드를 사서 흥분한 나머지 정신없이 써내려갔던 글입니다. 오늘도 술자리라 책을 못읽고 자꾸 이런 잡글만 올리게 되네요. 


어떤 것에 관하여
1. 기계식 키보드를 산 것에 관하여 
기계식 키보드를 사기로 결정한 건 최근 몇 달 사이 내가 했던 수많은 결정 가운데 정말 훌륭한 것 3가지 안에 든다고 생각한다. 그 3가지에 대해서 말해보자면, 1) 작년 11월에 다시 독서모임을 시작한 것. 2) 작년 10월에 운동을 시작한 것. 3) 이번에 키보드를 산 것. 총 3가지이다. 이외에도 PC 스피커를 산 것, 보드게임으로 카드를 주문한 것, 스페인어 학원을 등록해서 다니기 시작한 것, 러시아 비행기 티켓을 예약하고 취소하지 않은 것등이 생각난다. 그런데 이런 것들에도 불구하고 키보드를 산 것이 상당한 순위 안에 들어갈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것은 기계식 키보드가 갖고 오는 묘한 감각적인 쾌감 때문이다. 이 쾌감은 온전하게 내가 글을 쓰고 기록을 남기는 행동으로 옮겨지게 된다. 그리고 한 사람이 글을 쓴다는 것은 생산적인 일을 한다는 것과 동의어이다. 오랫동안 생각만 하고 하지 못했던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점은 내게 상당히 중요한 것이다. 

2. 집에 굴러다니는 책들에 관하여
집에 상당히 책이 많다. 문제는 내가 지금 내 책상 옆에 있는 2개의 책장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책은 넘쳐 흐르는데 이 책을 꽂을 공간이 없어서, 침대 구석이나, 어딘가 잘 안 보이는 곳으로 흘러 들어간다. (정말 흘러 들어간다는 표현이 이보다 정확할 수가 없다.) 재밌는 책들, 다 읽지 못한 책들은 어딘가 구석에 숨어 있고, 재미없는 책들, 다 읽어버린 책들만 내 눈앞에 위치하도록 배치가 되어서 나의 독서라이프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친다. 
주말이나 휴일 중에 시간을 내서 대대적으로 책장 정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차라리 전자책만 살까? 

3. 에어컨에 관하여 
여름이 오기 전에 에어컨을 사야 한다. 문제는 그 비용이 만만치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가용할 수 있는 금액은 이미 넘어 섰다. 3월 10일이 지나야만 한 차례 큰 돈을 쓸 수 있을 것이다. 여름에 에어컨을 사두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여름에 에어컨이 있어야 방안에서 제대로 PC를 사용하고, PC로 영화를 보거나, 글을 쓰거나 하는 일이 쉬워진다. 반드시 에어컨을 사서 내 방 안에 설치해야 한다. 돈은 설치비 포함해서 50만원 정도 드는 것은 각오해야 한다. 

4. 새로운 모임 찾기에 관하여 
일요일에도 새로운 모임을 찾고 싶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중요하다. 가장 적당한 후보군은 '시사 공부, 경제 공부'이며, '토플 스터디', '생활 영어 스터디' 등도 적당한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후보군 중에서 하나를 골라 모임을 나가려고 생각하고 있다. 정말 급할 경우에는 내가 모임을 만들어도 되나, 그 경우 상당히 피곤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나는 직접 모임을 만들지 않고, 만들어진 모임을 찾아 가려고 한다. 

5. 블로그 운영에 관하여 
일단 매일 같이 새로운 글을 써서, 노트에 남기는 것이 일상화 되면 노트에 쓰여진 글을 바탕으로 일부 수정하여 블로그에 올려볼 생각이다. 현재로서는 블로그의 주제는 매우 쉽고 편한 것으로 할까 생각한다. 
1) 독서 서평 + 나만의 기준으로 점수 매기기, 2) 영화/드라마 감상문 + 나만의 기준으로 점수 매기기, 3) 내가 흥미로워 하는 주제에 관하여 나만의 분석을 해보기, 4) 평소 생활하는 생활 환경 등에 관한 사진을 찍고 나만의 생각 적어보기 
이렇게 간단히 4가지를 올릴 수 있는 게시판을 만들고 계속 업데이트 하려고 한다. 매우 일상적이고 욕심없는 블로그가 될 것이다. (공부를 위한다거나, 전문 정보를 올린다거나, 파워블로그가 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야 한다.) 

6. 영어와 스페인어 공부에 관하여 
3월부터 다시 외국어 공부를 시작하려고 한다. 스페인어의 감각이 점차 바닥으로 흘러갈 것이 우려되므로, 다시 스페인어 학원을 다닐 것이다. 지난 번에 들었던 3단계를 똑같이 다시 듣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소화를 충분히 못시켰고, 내가 내는 돈이 아니니까 부담감도 적다. 노트를 하기보다는 복습하는 감각으로 수업을 들을 것이다. 욕심도 상당히 줄어들었다. 영어 공부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스페인어만큼 급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은 생각하는 것을 멈추려고 한다. 

7. 보드게임에 관하여 
최근 구매한 보드게임이 친구들 사이에서 굉장한 호평을 받고 있는 것이 만족스럽다. 갖고 다니면서 계속 활용할 여지도 많고, 사람들도 즐거워 하는 것 같다. 가방 안에 넣어두었다가 틈만 나면 꺼내서 함께 즐기려고 생각하고 있다. 평소 보드게임에 관심없던 친구들도 상당히 놀라워하고 있다. 

8. 오늘 잠잘 시간에 관하여 
새벽 1시 쯤에 잘까 생각하고 있다. RFP로 Refining 하는 작업을 미국 법인에서 계속 진행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12시~1시 사이에 전화 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을 것 같다. 물론 그것을 대비해서 컴퓨터도 켜두었고, 자료도 준비되어 있다. 이미 내가 갖고 있는 모든 자료는 미국에 전달하였고, 내가 판단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이 이상의 일은 엔지니어나 팀장님 선에서 할 수 있는 종류라고 생각한다. 난 사실 오늘 하루 종일 기술적인 제안서에 대해서는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았고, 계속 가격에 대해서만 고민하고 다듬었다. 이 부분은 전체 담당자들 중에서 아무도 고민하지 않고 있는 것 같아서 좀 당황스럽긴 하다. 차라리 지금 전화가 한 차례 왔으면 좋겠다. 괜히 나중가서 딴 소리 하지 말고. 

9. 주식이나 돈에 관하여 
일단 더 공부가 필요하다.  

10. 휴가에 대하여 
아, 휴가 쓰고 싶다. 금요일에 하루 휴가를 내고 집에서 하루종일 푹 잠자고, 푹 쉬고, 아무것도 안하면서 하루를 보내고 싶다. 너무나도 피곤하고 힘들다. 연휴를 제대로 쉬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연속적으로 많은 일을 몰아서 하다보니 완전 정신을 놓게 되었다. 

11. 키보드 활용 및 공부에 관하여 

키보드를 최대한 많이 두들기면서 활용하고 싶다는 생각이 매우 간절해졌다. 타자를 치는 느낌도 굉장히 좋고, 이 키보드를 최대한 많이 활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글을 쓰고 싶어 미치게 만들만큼의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뭔가, 가벼운 소설을 쓰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면 정말 블로그 관리하기 위해서 글을 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하하. 사실 블로그는 좀 부차적인 것이고 어떤 주제에서든지간에 글을 쓰고 싶어서 미칠 것만 같다. 이렇게나 키보드로 글을 쓰는 것이 즐거운 것인지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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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