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외국소설2017. 4. 17. 09:00

저자 : 톤 텔레헨 / 옮긴이 : 유동익 / 그린이 : 김소라 
출판사 : 아르테(ARTE)
초판 1쇄 발행 : 2017년 2월 10일 

1. 책에 대한 느낌 
사서 걱정한다. 이 말이 딱 맞는 표현입니다. 고슴도치는 누군가, 주변에서 자기를 찾아와 주기를 바라는 그런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물들을 집에 초대하려고 하다보니, 별별 걱정을 다 하게 되죠. 혹시 집이 별로면 어떡할까, 음식이 별로면 어떡할까, 왔다가 실망하면 어떡하지, 오는데 너무 오래 걸리면 어떡하지, 방문자들이 지나치게 괴팍하면 어떡할까. 읽는 내내 속이 터져서 책을 몇 번이고 덮어 버렸습니다. (아니, 전자책이니까 꺼버렸다는 게 맞겠지만.) 

이 답답하기 짝이 없는 책을 그나마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건, 그래도 이 책이 사람들의 일면을 비추고 있는 책이라는 느낌을 받아서였습니다. 내가 직접 다가가기보다는 남들이 내 주변으로 알아서 찾아와주기를 바라는 답답하면서도 섬세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책이었습니다. 

일종의 책 레퍼런스로 읽긴 했는데요, 사실 제겐 너무 재미 없었네요.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소개되어 있긴 한데, 어린왕자 같은 책은 전혀 아니에요. 
섬세한 사람들에겐 꽤 괜찮은 책일지도 모릅니다. 

고슴도치는 이마를 찡그렸다. 
동물들이 이 편지를 읽고선 '고슴도치는 누가 자기 집에 오는 걸 절대 바라지 않을 텐데......'라고 생각하진 않을까? 아니면 '빨리, 당장 가 보자. 시간이 지나면 마음이 바뀔지도 몰라. 고슴도치는 항상 뭔가 다른걸 원하잖아......'라고 생각하진 않을까?

아무도 초대 안 해. 고슴도치는 일어나면서 생각했다. 
그게 현명한 거야.
그는 자기 발을 내려다보며 계속 생각했다. 
그러면 나는 더 외로워질까? 지금보다 더? 
더 깊이, 바닥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 나락까지 떨어지는 걸 상상했다. 몸이 빙글빙글 돌고 가시가 꼿꼿하게 솟았다. 

나는 이상해, 겁을 주고, 외롭고, 자신감도 없어. 내겐 가시만 있어. 그리고 누군가 나를 찾아와 주길 원하면서 또 누군가 오는 걸 원하지 않아...... 
나는 대체 어떤 동물이지!
고슴도치는 잠자리에 들었다. 

(덧) 이 책이 일본에서는 꽤 화제였다고 합니다. 에쿠니 가오리 같은 유명한 일본 작가들도 극찬한 책이라고 하고요. 이런 류의 내면으로 파고드는 정서가 일본인들의 정서와 어딘지 모르게 닮은 구석이 있나 봅니다. 

2. 함께 생각해보고 싶은 이야기 
1) 주말 하루 너무나도 심심할 때 어떻게 하시나요? 누군가에게 먼저 연락을 하는 편인가요, 아니면 누군가 연락이 와주길 기다리는 편인가요? 

2) 실제 일어나지 않은 일인데도 불구하고 혼자서 사서 걱정을 했던 경험이 있나요? 

3. 함께 읽거나 보면 좋을 콘텐츠
- 책 : 일자 샌드의 '센서티브' 
- 책 : 일레인 N. 아론의 '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 (예전에 지대넓얕에서 김도인이 다룬 방송이 있습니다. 책을 직접 읽기 어려우신 분들은 팟캐스트를 가볍게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이 책의 주인공인 고슴도치가 이런 종류의 캐릭터가 아닌가 싶네요.) 

4. 3줄 요약 
- 사서 걱정하기의 대가 고슴도치 선생의 망상록 
- 내가 직접 다가가기 보다는 남들이 먼저 와주길 바라는 사람들을 위한 책 
- 개인적으로 좀 지루하네요. 


Posted by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