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기타 잡문2017. 4. 7. 19:45
이모티콘에 대한 생각들
이건 정말 시덥잖은 이야기이긴 하지만, 카톡을 쓰면서 이모티콘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에 대해서 간단히 생각해보았다. 

^^ - 나이 있으신 분들일 수록 이런 웃음 카톡을 보내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나이 어린 톡방에서 카톡을 하고 있으면 이런 카톡은 거의 보내지 않는다. 이런 느낌을 받은 것이 정확히 언제인지는 알 수 없지만 대략 2000년대 중반 쯤부터 이런 이모티콘을 쓰지 않게 된 것 같다. 어딘지 모를 가식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 - 굳이 웃는 이모티콘이 필요하면 이런 이모티콘을 쓴다. 혹은 문자 이모티콘이 아닌 이미지 이모티콘을 쓴다. 이미지 이모티콘을 쓰기 시작한 것은 스마트폰이 등장한 시점과 거의 일치한다. 카카오톡에서 이미지 이모티콘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굳이 창조적인 문자 이모티콘을 만들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졌던 것들은, 필요가 없어지면 사라진다. 이 때문에 문자 이모티콘은 현 시점(2017년)에 이르러서 다소 구세대적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 - 2000년대 초반의 커뮤니티에서는 땀표시가 꽤 유행했던 것 같다. 내가 실수했을지도 모른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다. 상대에게 적당한 예의를 차린다는 느낌도 있었다. 그러던 것이 2010년대 이후에 들어서면서 상당히 바보같은 이모티콘 중 하나가 되어버린 것 같다. 자신감 없음을 보여주는 이모티콘이 되었다. 최근에는 거의 쓰지 않는다. 

ㅜㅜ - 이전에는 이런 이모티콘의 종류가 많았다. 개인적으로 기억하는 이모티콘은 크게 4가지이다. 뉴뉴, 누누, ㅜㅜ, ㅠㅠ 등이다. 최근에는 쓸데없이 눈썹을 붙이지 않고 ㅜㅜ, ㅠㅠ 등만 사용하는 것이 일반화 된 것 같다. 물론 이런 이모티콘들도 거의 안쓰려고 하고 있다. 최근에는 문자 이모티콘보다는 이미지가 가장 좋다고 느낀다. 

... - 카톡을 쓰면서 ...이라고 말줄임표를 자꾸 붙이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나이드신 아저씨 중에서 많은 것 같다. 솔직히 말해서 그런 심리에 대해서 조금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여운을 남기려는 걸까? 하지만 500자 가까운 글을 쓸 때에도 글 전체에 잔뜩 말줄임표가 넘쳐흐른다. 그런 글을 읽다보면 기분이 나빠진다. 이렇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면서 쓰고 있는 것일까? 

~~ : 글을 쓰고 나서 물결표를 쓰는 사람들도 있다. 어딘지 모르게 가식이 느껴진다. ^^이라는 웃음 이모티콘과 함께 사용하면 가식의 느낌은 두 배가 된다. 

그 외 이모티콘들은 정말 많지만, 거의 쓰이지 않는 것 같다. 

><, -_-, =ㅁ=, ㅡㅡ, OTL, ㄱ-, ㅇㅅㅇ, ㅗ, ^오^, +_+, @@ : 대충 생각나는 것은 이 정도의 이모티콘인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이모티콘들은 과거의 유산이 되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예전에는 모두 다 사용했던 것들인데 요즘 쓰면 아재라는 느낌이 강하다. 글을 딱딱하게 쓰지 않기 위해서 이모티콘을 쓰는 사람들도 있다고는 하는데, 그것도 이제는 옛말이 되어버린 것 같다. (아니면 내 주변 사람들이 모두 늙어가고 있어서 그런걸까.) 


Posted by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