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기타 잡문2018. 3. 30. 23:23
나는 투자의 기본을 설명하려고 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전문가가 아니어도 만족스러운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가 아니라면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매우 확실한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일을 단순하게 유지해야 하며, 일확천금을 노려서는 안 됩니다. 누군가 '즉시' 이익을 내주겠다고 약속하면 '즉시' 거절하십시오. 
1. 워런 버핏, 리처드 코너스 <워런 버핏 바이블>, 에프엔미디어, 2017

작년 12월 초에 비트코인에 관해 글을 쓴 적이 있었다. 주변에서 다들 암호화폐를 투자하길 부추기며, 매일 커피만 마시면 암호화폐 얘기를 하던 시기였다. 그 글을 쓰던 당시 비트코인 시세가 1비트코인 = 1,500만 원이었는데, 내가 적절한 시기에 털고 나올 수 있었다고 한다면 2,500만 원에 매각하고 나오는 것도 가능했을 것이다. 물론 지금은 완전히 시세가 꺾여서 1비트코인 = 760만 원 수준이다. 비트코인이 아니라, 당시 큰 인기를 끌었던 리플에 투자했다고 한다면 최대 20배까지도 수익을 내는 것이 가능했다. 지금은 모든 것이 폭락한 시점이 되어버렸지만, 글을 썼던 당시와 비교하면 여전히 2배 수익을 유지하고 있다. 

과감한 마음을 갖고 투자를 했다면 아마 지금 갖고 있는 전체 자산보다도 큰 자산을 굴리는 것이 가능해졌을지도 모른다. 그 경우에 내가 투자한 것은 암호화폐가 아니라, 인간의 욕심과 나의 운빨이었을 것이다. 워런 버핏의 말마따나 매수는 기술적인 것이지만, 매도는 예술적인 것이기 때문에. 매수가 들어간 시점에서 과연 나는 언제쯤 빠져나올 수 있었을까. 그리고 그걸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었을까. 

회사에 다니면서 일을 하고, 월급을 받고, 이걸로 주식을 투자하다보니, 어렸을 적 꿈은 까마득히 잊고 어느 순간 내 자신이 돈을 버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느끼는 가장 큰 스트레스는 돈 때문에 느끼는 것이고, 미래에 대한 걱정은 결국 돈에서 비롯된다. 인간 관계에서 열등감을 느끼는 것도 실은 돈에서 비롯하는 것이 많고, 자신감과 즐거움 역시 돈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것을 부정하고자 이런저런 활동들을 해보고, 거짓 가면을 써보기도 하지만, 내 정신 깊숙히 그것이 침투되어 돈을 향해 눈알을 부라리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즉각적인 것에 자꾸 눈이 간다. 당장 이런 상황을 타개할 수 있게 해줄 지도 모르는 어떤 것들에 눈길이 간다. 장기적인 것보다도 단기적으로 해결하고 싶고, 노인이 되었을 때 여유롭기보단 젊을 때부터 즐길 수 있는 것을 바란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나의 확실하고 안전한 계획을 붕괴시키고, 자꾸 위험한 방향으로 나를 부채질한다. 성실하고 꾸준한 것을 버리고, 순간적인 즐거움과 신기함을 좇으라 말한다. 워런 버핏의 글을 읽을 때마다 느껴지는 건, 조금씩 나아가는 일에 꾸준하라는 것이다. 그것이 당장 큰 변화를 보여주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긴 안목에서는 가장 큰 변화라고 말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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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