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기타 잡문2018. 3. 9. 23:18

극단적일 정도로 불가능하다고 느껴지거나, 혹은 너무 심했다고 느껴지는 모든 것들은 가슴을 뛰게 만든다. 인간은 열심히 상상력을 발휘해서 놀라운 일들을 영화로 만들지만, 사실 영화보다 더 놀라운 일이 현실에서 벌어지곤 한다.


'에이~ 이건 솔직히 영화에서나 벌어질 일이지, 현실에서 있을 법하지 않아.'

라고 생각했던 경우에조차 현실에선 그걸 뛰어넘는 일이 벌어지곤 한다. 사회 정치에서도 그렇고 우주 과학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미국, 필리핀, 일본, 한국, 프랑스 각개각국의 지도자들의 면면을 봐도 그러하다. 사람들이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서나 리더가 될 법하다고 농담하던 사람들이 실제로 나라의 정상이 되지 않나. 16여 전 '심슨 가족'에서 기업인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될 거라 농담했었을 땐 아무도 그것이 현실이 될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게 현실이 되다니? 그것이 미국인들에게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상관없이, 상상의 범주에 들어가는 순간 극단적인 일들은 종종 벌어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위험한 상상, 무모한 상상을 하는 걸 즐기는 것 같다. 인류가 지구를 벗어나 달로 가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매우 무모하며 비현실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그건 이미 수십 년 전에 현실이 되었다. 그리고 더이상 무모한 일이 아니게 되어버렸다. 과거엔 컴퓨터를 손에 들고 다닌다는 것을 상상하는 것이 말도 안되는 일이었지만, 약 10여년 전 그것은 현실이 되었고 지금은 너무나 흔한 일이 되어버렸다. 그 당시 사람들은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진 것에 흥분했지만, 더이상 애플의 발표는 흥분되지 않는다. 거기엔 위험한 것도 극단적인 것도 없기 때문이다. 

혁신은 가끔 미쳤다고 생각할만큼 어이없는 분야에서 찾아온다.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던 분야에서 무모한 꿈과 함께 등장한다. 그 일이 수익성이 없는 일이라고 한다면, 똑똑한 사람들이 달라붙어서 그 일에 수익성을 불어넣는다. 그리고 그 혁신은 평범한 것이 되곤 한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모든 복잡한 이론과 구조들이 크게 의미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그것들이 모두 중요한 것이긴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있는 것 아닐까. 수익성, 효율성, 구조, 현실 가능성, 관계, 기타 등등 그 많은 것들을 뒤로 제치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사실 '무모함과 위험함 그리고 꿈' 아닐까? 살면서 점점 그런 걸 잊어버린 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Posted by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