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역사2017. 11. 18. 21:00

저자 : 주경철 
출판사 : 21세기북스 
초판 1쇄 발행 : 2017년 2월 24일 

1. 문명화에 관하여 
현대로 올수록 개인은 이렇게 폭력을 포기하도록 '문명화'되는 반면 국가가 그 폭력을 독점하는 양상이 펼쳐집니다. 문명화의 동인으로서 국가가 등장합니다. 국가는 일반인들의 사사로운 폭력을 통제하는 대신 그 힘을 모두 자신에게 집중하였습니다

흥미로운 이야기다. 저자는 '스티븐 핑거'의 여러 수치자료들을 제시하면서, 인류가 어떻게 야만적인 사회에서 문명화된 사회로 변모되었는지 설명한다.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죽었다고 알려진 1, 2차 세계대전조차도 과거에 벌어진 여러 전쟁과 비교하면 실상 거대한 폭력에서는 한 발 물러나 있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한다. 전체 인구 대비 죽어간 사람의 숫자로 살펴보자는 주장이다. 

물론 이 책에 나와 있는 수치가 전쟁에 대한 수치만으로 한정되지 않았다. 10만 명당 연간 살인 건수의 비율이라던가,  영국 귀족 중에 폭력으로 사망한 귀족의 비율 같은 개인의 사소한 사건들에 대한 수치도 함께 다루고 있다. 수치만으로 끝내는 건 아니다. 폭력과 문명화 사이에서 역사적으로 각 개인들은 어떤 결정을 내리는 식으로 변모되었으며, 우리가 결과로만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이 사실 이런 전체적인 문명화 흐름 속에 녹아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그해, 역사가 바뀌다>는 세밀한 주제로 들어갔다가도, 다시금 사회 전체 혹은 세계 전체에 대한 경향으로 범위를 자유자재로 변경한다. 읽다 보면, 어딘지 모르게 똑똑해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역사라는 게 대부분 그런 것 같다. 세밀하기보단 큼직큼직한 경향을 갖는 것 같다. 처음 역사를 배울 땐 다 그런 식인 것 같다. 막상 석사나 박사나 혹은 그보다 더 깊게 파고든 전문가들을 바라보면 세밀한 곳으로 파고드는 것 같긴 하지만. 어떤 블로그에서 그런 글을 본 적 있다. '박사가 되려면 파리 전체가 아니라, 파리의 발에 묻어 있는 때를 볼 수 있어야 한다'라고. 

그 말에 한 마디 덧붙이고 싶긴 하다. 그 파리 발바닥에 붙어있는 때를 보려면, 적어도 그 전 단계에 걸친 파리의 몸통, 파리의 발, 파리의 발바닥에 이르는 단계까지는 조망할 수 있어야 한다고. 

2. '그해, 역사가 바뀌다' 3줄 평 
- 내가 갖고 있던 몇 가지 역사 상식이 살짝 교정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 과거를 바라볼 때, 내가 너무 현대중심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 역시나 주경철 교수가 쓴 글은 읽어볼만하다. 역사 관련 대중서 중엔 정말 재밌고, 남는 게 있다. 


Posted by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