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기타 잡문2017. 11. 20. 21:00
시간
멀어지는 별을 그리워했다 

안 들리는 노래를 기록했다
도달하지 않은 별의 점을 쳤다 

미래의 눈물을 
왼쪽 손목에 발랐다
멎은 심장 위에 
흰 깃털을 그려넣었다

빙하들이 녹아내렸다
아무 대가도 없이 
- 박시하, <우리의 대화는 이런 것입니다> 中

시간이 지날 때마다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이 몇 없었다는 생각을 받는다. 여행을 간다거나, 혹은 새로운 책을 읽을 때도, 내가 했던 어떤 선택이라는 것이 실제론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운명적으로 내가 결정받아졌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나이가 들면 선택에 제한이 생기고, 이 때문에 어릴 때는 선택의 자유를 느끼며 더 적극적으로 살라는 이야기를 듣곤 했다. 근데 또 막상 내가 어린 시절을 되새김질 해보면, 그 때에도 그 때 나름대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의 한계가 존재했다. 부모의 영향도 있었고, 친구의 영향도 있었고, 혹은 내 스스로가 느끼고 있던 어떤 심리적인 제한선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그런 걸 모두 깨버리고 다른 선택을 할 수야 있었겠지만, 그것이 전적으로 좋은 선택일지는 모르는 일이다. 

삶은 목적일까. 선택은 그 목적을 위한 걸까. 좋은 선택을 해야 할까. 만일 삶이 목적이 아닌 것이라면, 그 많은 선택들은 대체 어떤 의미로 나열되며, 내게 시간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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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