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기타 잡문2017. 9. 7. 23:52
과거를 돌아볼 수 있는 삶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어떤 중국인이 '택시 운전사'라는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을 이렇게 적었다.

과거를 돌아볼 수 있는 삶이란 진보를 의미한다  

'택시 운전사'라는 영화가 독재에 대항하는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내용이다보니, 이런 영화를 만들어서 상업 영화관에서 상영하고 있다는 것이 중국인 입장에선 부럽고 신선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우리에게 6.10 민주항쟁이라던가 광주민주화운동이 있다면 중국인에겐 천안문 사태가 밝혀져야 할 현대사일테니.

이 문장을 처음 듣고 몇 번 다른 문장으로 바꿔보려는 시도를 해봤는데, 말끔하게 원래 의미가 전달되지 않았다. 아마 '돌아보다'라는 말과 '할 수 있다'라는 말이 묘하게 섞인 덕분이 아닐까. 돌아본다는 건 어디까지나 내가 발을 디딛고 있는 곳이 현재라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에 있으면서도 내가 머리를 두고 바라보고 있는 건 어떤 방향성을 지니고 있다. 그 방향에서 내가 가는 길이 올바른 방향인지 검토하고 숙고하기 위해서 가끔씩 과거를 돌아본다. 이는 어디까지나 과거에 종속된다거나, 혹은 과거를 그리워한다는 말과는 대조된 해석이 아닌가 싶다. '할 수 있다'라는 이야기는 다시 말해 의무에서 벗어난 자유를 의미한다. 즉, 자유의지에 따라 목적을 향해 걸어가고는 있지만, 얼마든지 내 과거 행적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돌아볼 수 있는 자유를 지녔다는 말로 해석된다. 이런 해석 덕에 묘하게 문장이 와닿는 것이 아니었나 싶다. 


'잡문 > 기타 잡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산과 소비  (0) 2017.09.10
무선 이어폰이 굳이 필요한가?  (0) 2017.09.08
시간과 공간이 뒤틀리는 게 좋아요  (0) 2017.09.06
의견을 말하긴 어렵다  (0) 2017.08.29
그곳엔 맥락이 있다  (0) 2017.08.28
Posted by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