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지나 키팅 / 옮긴이 : 박종근
출판사 : 한빛비즈
초판 1쇄 발행 : 2015년 2월 27일 
전자책 발행 : 2015년 3월 7일 

1. 세상에 거저 얻어지는 건 없구나. 
한국에 넷플릭스가 들어온지도 벌써 1년 반이 지났다. 처음 들어올 땐 멋 모르는 미국 대기업이 한국 콘텐츠 시장을 우습게 본다고 생각했다.

난 이미 Pooq과 같은 지상파를 온라인으로 볼 수 있는 시스템도 사용하고 있었고, KT에서 제공한 IP 셋톱박스로 TV를 보고 있었다. Youtube로 게임방송이나 재밌는 5분짜리 영상도 즐겨보는 편이었고, 영화나 드라마(한드, 미드, 중드, 일드)가 보고 싶으면 토렌트나 P2P 사이트로 다운받아 보는 걸 즐겼다. 

그래도 넷플릭스는 한국을 제외한 영미권 국가에선 비디오를 보는 가장 편한 방법이었고, 미국에선 강력한 경쟁자를 무찌르며 시장을 파괴하고 재조직 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던 까닭에 넷플릭스를 경험해보아야겠다고 생각한 난 1개월 무료 이용권을 이용해 넷플릭스에 가입했고, 동영상을 몇 개 보지 않고 넷플릭스를 해지했다. 

그리고 1년 뒤, 우연히 넷플릭스가 다시 1개월 무료 이용권 홍보를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마침 그 때 '지정생존자'라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비디오가 보고 싶었던 무료 이용권만 이용하고 다시 해지할 생각으로 넷플릭스에 가입했다. 그리고 난 지금까지 약 3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계속 넷플릭스를 이용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그 크기가 방대한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배우는 것이 정말 빠른 회사이다. 초기 한국에 진출했을 당시에 문제점으로 지적받았던 콘텐츠 부족 문제는 이미 상당 부분 해소되었다. 넷플릭스가 자랑하는 오리지널 비디오 뿐만 아니라, 이미 상당히 많이 보유하고 있는 넷플릭스의 영화나 드라마가 한국어로 번역되어 제공되고 있었고, 한국에서 상당히 유행하고 있는 인기 콘텐츠들이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있다. 한국 드라마 '미생', '응답하라 시리즈', '신사의 품격', '청춘시대', '아이리스' 같은 콘텐츠가 추가되었을 뿐 아니라, 기존에 내가 잘 알지도 못했던 중국이나 일본의 콘텐츠들도 번역되어 슬금슬금 다가오고 있다. 영화는 더욱 괴랄스럽다.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을 포함하여, 미국이 자랑하는 다양한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훌륭한 수준으로 번역되어 제공되고 있으니까. 

그리고 이런 놀라운 콘텐츠들은 내가 가장 흥미로워할만한 콘텐츠부터 순서별로, 깔끔한 UX로 제공된다. 놀랍다. 이걸 찬사하는 내 자신이 바보같을 정도로. 

지나 키팅의 '넷플릭스 스타트업의 전설'은 넷플릭스가 처음 랜돌프에 의해 탄생하여, 헤이스팅스와 같은 뛰어난 CEO에 의해 재창조되는 모습을 그려냈다. 이 책이 그 전에 내가 읽었던 '스타벅스, 공간을 팝니다'와 같은 책과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는 아마 이 책에서 넷플릭스가 겪었던 수많은 진통들이 너무나 절묘히 묘사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내가 보는 넷플릭스는 시스템적으로 완벽하기도 하거니와 경쟁자들에 비해 압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넷플릭스가 걸어온 역정이 순탄하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을 갖게 한다.

이 책은 이런 나의 생각을 뒤집고 뒤흔든다. 넷플릭스가 걸어온 길은 명확한 미래에 대한 확신을 통해 닦인 것이지만, 넷플릭스가 성공하기까진 수많은 도전과 문제점이 위치했다. 이 책에서 선보이는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넷플릭스와 블록버스터 온라인 간의 경쟁인데, 그 부분은 흡사 소설 삼국지에서 위나라와 촉나라 사이에 펼치는 치열한 전쟁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또 어떤 면에선 넷플릭스의 헤이스팅스와 블록버스터 온라인의 안티오코가 SF소설 은하영웅전설에 등장하는 '라인하르트'와 '양 웬리'의 모습처럼 그려지기도 한다. 

넷플릭스처럼 선도적인 기업조차도 성장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실패 가능성이 있었다는 걸 생각해보면, 하나의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건 정말 얼마나 힘든 일인가. 넷플릭스가 이뤄놓은 서비스를 쉽게 이용하면서, 나는 넷플릭스가 성장한 자취마저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게 아니었나 싶다. 

(그나저나, 로쿠 박스가 넷플릭스 안에서 성장한 스타트업이라는 건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어쩐지 범상치 않은 기업이더니만...) 

2. '넷플릭스 스타트업의 전설' 3줄 평 
- 세상에 거저 얻어지는 건 없구나. 이 회사를 두고 하는 말이었다. 
- 스타트업이 대기업까지 성장하기 위한 많은 것이 설명되어 있다. 비전, 노력, 인사, 경쟁, 운 등등. 
- 소설처럼 읽어도 재밌는 책이었다.


Posted by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