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타카기 나오코 / 옮긴이 : 하지혜
출판사 : arte 출판
초판 1쇄 발행 : 2016년 6월 29일
1. 혼자사는 건 어떨까
생각해보니 난 혼자 산 경험이 없다.
집을 나와서 살아본 건 대학 시절 몰타에 갔을 때였다. 몰타는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 옆에 있는 제주도의 절반 크기 되는 작은 섬 국가이다. 워낙 작은 나라라 한국에선 이런 곳이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도 많다. 이곳이 옛날엔 영국령이었기 때문에 국민들이 영어를 쓴다는 점에 착안하여 어학연수 코스가 열렸는데, 난 이 코스로 이곳에 다녀왔다.
처음 1달은 홈스테이를 했다. 그리고 1달이 다 끝날 무렵에 홈스테이를 연장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한국 사람들이 너무 그리워진 나머지 한국인들끼리 함께 생활하는 플랫(아파트 공유 대여)에 들어갔다. 1년에 가까운 시간만큼 신혼여행을 즐기는 신혼부부와 오랫동안 유학생활을 즐기는 누나가 같이 생활하는 곳이었다.
그 당시엔 참 나 혼자 자취 생활하듯 지냈다고 생각했었는데, 시간이 지나서 보니 함께 지냈던 사람들에게 참 많이 의존했던 거 같다. 함께 장도 보러 가고, 아침 저녁 식사도 서로 차려주고, 주말엔 함께 클럽에 놀러가서 술 한잔 즐기기도 했다. 몰타 가기 전엔 할머니와 단둘이 지내는 생활을 하고 있다보니, 함께 생활하는 가족의 느낌이 애매한 편인데, 오히려 가족으로서 함께 지냈던 거 같다.
타카기 나오코의 '혼자 살아보니 괜찮아'는 어제 읽어본 '도쿄에 왔지만'의 전작이다. 물론 시간 흐름 상으로는 그보다 더 나중을 그리고 있다. '도쿄에 왔지만'에서는 막 시골에서 도시로 올라온 새내기의 좌충우돌 도전기라면, '혼자 살아보니 괜찮아'는 이미 도쿄에 올라온지 15년 가량이 흐른 시점에서 그린 지금의 작가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래서 더 현실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현 시점에서 공감이 느껴지는 부분도 많다. 집과 사무실을 오고 가며 느끼는 감상이라던가, 집에서 게으름 피우는 부분을 보면, 어쩜 이리 사람이란 비슷한 구석이 많은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빨리 완전한 의미에서 독립해서 내 공간을 꾸며 보고 싶단 생각도 들긴 하는데, 그게 평생 가능한 일이 될런지, 알 수 없다.
2. '혼자 살아보니 괜찮아' 3줄 평
- 혼자 자취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이렇게 모아놓은 것도 참 좋네.
- 왠지 모르게 외로워질 때 다시 읽으면 좋을 거 같은 책
- 저자가 계속 혼자 사는 걸까 오지랖이 생겼는데, 결말마저 훈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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