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미분류2017. 10. 2. 21:27

저자 : 윤성빈

출판사 : 이노리서치 글로벌(InnoResearch Global LC.)
초판 1쇄 발행 : 2017년 4월 17일 

1. 차에 대한 무지 
기계과라던가, 자동차 정비에 관심을 갖고 있다거나, 혹은 정말 집안에 돈이 많아서 어린 시절부터 차를 소유하거나 접할 기회가 많다거나, 레이싱 포뮬러 팬이라던가, 아버지가 자동차 회사에서 일하신다거나, 혹은 또 다른 어떤 이유 때문에 차를 좋아하고, 차를 애정하게 된 친구들이 많을 것이다. 내 경우엔 대체 어떤 연유에서든지 차를 접할 기회가 극히 드물었다. 전공 자체도 어문계열에, 집안 사람들 중 그 누구도 자동차 회사와 관련된 곳에서 일하는 일이 없었다. 함께 어울렸던 친구 중에 축구를 좋아한다거나, 테니스를 좋아한다거나, 혹은 게임을 좋아하는 경우는 있어도 차를 좋아하는 친구가 그리 많지 않았는데, 이런 까닭에 난 자동차를 좋아할래야 좋아할 수 없는 환경에서 자랐다. 

막상 대학교를 졸업해서 취직을 하려고 하니, 현대차라던가 기아차와 같이 자동차 계열의 회사들이 다른 어떤 분야보다 높은 연봉을 준다는 걸 알게 되었다. 대학교 4학년, 난 차에 대해선 쥐뿔도 모르는 주제에 자동차 회사에 이력서를 넣었고, 당당히 여러 회사에서 서류 합격하여 최종 면접을 볼 기회를 거머쥐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우스운 일이다. 

지금도 최종면접에서 면접관이 내게 했던 질문이 생각난다. 

"10년 후, 자동차는 어떤 모습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까?" 

차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던 나는 정말이지 우습기 짝이 없는 답을 했다. 당시 내가 봤던 면접장은 기아자동차 최종면접장이었는데, 이 책에서 '아우디' 편에 나오는 피터 슈라이어가 디자인 총괄로 일하며 기아차의 디자인이 강조되던 시점이었다. 이 때문에 난 멋도 모르며 자동차 디자인의 미래를 논했다. 신규 소재가 개발될 것이고, 이 소재를 이용해서 차의 외관을 개인화(Personalized)하여 바꿔나가는 시대가 오지 않겠냐. 변신 자동차라던가, 모듈 디자인의 시대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라는 식의 이야기를 펼쳐나갔다. 물론 이런 얘기는 어떤 책에서도 읽어본 적 없는 것이었다. 그냥 어릴 때 봤었던 '사이버 포뮬러'라는 애니메이션에서 참조해서 적당히 지껄인 말이었다. 

그리고 난 최종 면접에서 탈락했다. 

웃기는 일이다. 

2. 독일 차 브랜드 별 차이 
이 책은 그렇게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다루진 않는다. 독일 5개 사의 브랜드가 처음 탄생하게 된 역사로부터 시작해서, 각 회사마다 어떤 차이가 있고 어떻게 발전했는지에 대해 다루고 있다. 기계공학이라던가, 에너지, 환경, ADAS, 카포테인먼트적인 요소는 모두 다 배제하고 있다. 깔끔하게 각 회사 별로 어떤 차이가 있고, 어떤 식으로 발전했으며, 사람들은 각 회사 별로 어떤 이미지를 품고 있는지에 대해서 그려주고 있다. 

아래 3가지 도표는 이 책의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표인데, 사실 이 표 세 가지만으로도 이 책이 이야기하는 모든 것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세 브랜드가 자신들의 핵심역량을 퍼부어 만들고 있는 자동차 종류를 비롯하여, 자동차 세그먼트에서 혁신적인 분야를 창조한 사례와 함께, 디자인적인 측면을 바라보고 있는데 이 3가지 내용이 이 책이 다루고 있는 내용이다. 

멋진 차 그림과 함께 설명해주고 있어서, 쉽고 재밌게 읽힌다. 





3. '독일차 왜 강한가' 3줄 평 
- 나처럼 독일차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 읽어두면 딱 좋은 가벼운 소개서. 
- BMW,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포르쉐에 대한 기초적인 '편견'이 생겼다. 그 점이 맘에 든다. 
- 우리가 멋지다고 동경하는 많은 것들은 사실, 그 앞단에 상당한 역사의 축적이 있어야 함을 다시금 배웠다. 


Posted by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