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미분류2017. 9. 19. 23:51

저자 : 마티아스 뇔케 / 옮긴이 : 이미옥 
출판사 : (주)위즈덤하우스
초판 1쇄 발행 : 2017년 8월 8일 
전자책 발행 : 2017년 8월 23일 

1. 조용히 드러낼 것 
'빈 수레가 요란하다' 

옛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닐 거다. 고등학교 때 친구 중에도 그런 녀석이 있긴 했다. 자긴 어떻게 해서든 SKY(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를 통칭하는 약어)에 가겠다고. 남은 시간 동안 열심히 하면 못할 게 어딨냐고. 혹은 자기 목표는 매 달 10점 씩 모의고사 점수를 올리는 건데, 친구들에게 그 목표를 떠들어대며 그걸 꼭 이루겠다고 하는 녀석이 있었다. 아마 그 친구도 옛날에 한창 유행했던 자기계발서 중 하나의 내용을 실천하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자기 목표를 남들에게 떠들어대면, 자신감도 생기면서 또 한 편으로는 쪽팔려서라도 그 목표를 향해 달려갈 거라는 류의 책들이 꽤 있었다. 

그 친구가 그렇게 떠들어댔던 것이 고1 때였던 지라, 문`이과가 나눠진 이후론 서로의 소식 듣기도 요원해졌다. 고3이 지나서 어딘가 대학에 갔을 텐데, 그 친구는 과연 어딜 갔을까. SKY 대학에 간 친구들은 학교 플랜카드에 걸리니, 아마 그 대학들 중 한 곳은 아닌 것 같다. 

군 시절 '시크릿'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일병 말 쯤이었는데, 당시 난 꽤 심각한 유행성 독감에 걸려서 병실에 격리되어 있었다. 훈련도 특별히 받지도 않고, 5평 남짓한 병실에 일주일 내내 갇혀 지내는 건 정신적으로 꽤나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병실에 있던 유일한 책이 '시크릿'이라는 책이었다. 자기계발서 류의 책을 평소 싫어하던 나도, 지루함을 이기지 못하고 내리 3번을 읽었다. 

쉽게 읽히는 책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자극적이고 욕망을 충족시키는 책이라 꽤나 빠져들어서 읽었다. 병실에서 나온 이후에도 3번이나 읽었던 그 책의 내용이 머릿속에 남아 있던 지라 그 안에 나와있는 내용을 실천해볼까 이것저것 시도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남들에게 이것저것 목표를 잔뜩 말해놓고, 결국 흐지부지 된 사례가 많아서 부끄럽기 짝이 없지만 말이다. 

'조용히 이기는 사람들'이란 책은 바로 그런 류의 자기계발서와 대척점에 서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조목 조목 그런 사례들을 비판하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엔 괜찮긴 한데, 책이 중간 쯤 가면 힘이 빠진다. '절제'란 키워드로 저자가 이것저것 조사를 많이 했다는 생각은 드는데, 다소 과하게 엮었다는 생각이 드는 항목도 눈에 띤다. 그런 부분들은 그냥 가볍게 넘겨 읽었다. 

2. '조용히 이기는 사람들' 3줄 평 
- 저자가 말하는 이상적인 인간성은 '절제, 에너지 비축, 관계'에 중심을 두는 사람을 말하는 것 같다. 
- 2000년대 중반 유행했던 '자기 긍정, 자기 PR, 성공 확신'이란 주제를 과감히 비판한다는 점에서 주제 의식은 꽤 매력적이다. 
- 절제와 관련해서 많은 내용들을 다루긴 하는데, 조금 과하다. 굳이 다 읽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 


Posted by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