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미분류2017. 9. 27. 23:37

저자 : 알베르토 몬디 / 이윤주 

출판사 : 틈새측방
전자책 발행 : 2017년 7월 5일 

1. 이탈리아 사람이 들려주는 진짜 이탈리아 이야기 
이런 종류의 책을 흔히 구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저자는 이탈리아 사람이고, 독자는 한국 사람이다. 이탈리아 사람은 한국 문화에 대해서도 상당히 깊은 이해를 갖고 있고, 비록 한국인 저자와 함께 글을 수정하며 썼지만 한국어에도 상당한 조예를 갖고 있다. 이런 바탕 하에서 이탈리아 사람은 자신의 나라가 어떤 곳인지, 그리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어떤 이들인지 소개한다. 

이런 종류의 책은 비단 이탈리아라는 나라만이 아니라 다른 어떤 곳이라 하더라도 귀중하다. 프랑스, 나미비아, 멕시코, 터키, 베트남, 콩고, 몽골 등등. 그 사람들이 한국에 찾아와 한국을 어느 정도 이해하며 자기 나라가 갖고 있는 차이점이 무엇인지 인지하고 설명해주는 건 다른 어떤 이야기보다 귀중하다. 

상당히 쉽게 쓰여진 책이다. 이탈리아 사람이 한국인을 위해 쓴 책이다 보니, 어휘는 쉽고 간결하며 명쾌하다. 쓸데 없는 멋을 부리지 않아서 읽기도 좋다. 

무엇보다 좋은 건 한국인이 갖고 있는 흔한 이탈리아에 대한 선입견이 없어서 좋다. 내가 한국 사람이라 해서 한국인의 모든 걸 외국인들에게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그 사람들이 갖고 있던 한국의 이미지보단 훨씬 세세하고 정교하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탈리아 사람이 쓴 이탈리아 이야기는 어디서도 흔히 듣기 힘든 종류의 것이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 인들이 커피를 마시며 갖고 있다는 '카페 소스페소' 문화라던가, 집에서 만들어 냉장고에 보관해두고 먹는 쌀 샐러드 '인살라타 디 리소', 청소년 문화센터인 파트로나토, 모든 집마다 하나 씩 갖고 있다고 하는 와인 탱크 같은 이야기는 어디서 흔히 듣기 힘든 귀중한 간접 체험이다. 

비정상회담에서 이미 여러 번 얼굴을 알린 '알베르토'는 쉽게 쉽게, 그리고 가벼운 문체로 이야기를 서술해주고 있는데, 그가 다루고 있는 이야기의 소재들은 내가 주변에서 흔히 듣는 것이 아니라 매우 낯설고 또 매혹적이다. 

찬찬히 책을 읽다보면 당장에라도 이탈리아로 떠나는 항공권을 끊어서 이탈리아 어느 한 도시로 떠나고 싶다. 숙소를 잡고 거리 한 구석에 있는 이름 모를 카페에 가서 에스프레소 커피를 한 잔 시켜 두고 천천히 음미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다. 이탈리아 말로 휴가를 바칸체Vacanze라고 부른다는데, 긴 고민하지 않고 바칸체를 즐기러 이탈리아로 떠나고 싶다. 

괜히 그런 붕붕 뜨는 기분이 들게 만드는 책이었다. 
 
2. '이탈리아의 사생활' 3줄 평 
- 흔한 이탈리아 여행기보다 훨씬 좋다. 이탈리아 사람들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 기분이 든다. 
- 읽다보면 이탈리아로 여행 가서, 이탈리아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진다. 
- 이런 류의 책이 흔히 그렇듯, 내가 갖고 있던 '당연하다'는 생각이 깨지는 것에 도움이 된다. 


Posted by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