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기타 잡문2018. 1. 13. 23:47

일반 직장인이 평생 동안 혼자서 돈을 모은다면 약 1억~5억 정도의 돈을 벌 것이고, 맞벌이를 한다면 5억~10억의 돈을 버는 것이 최선이라고 이야기를 하는 걸 들었다. 자녀를 한 명 나아서 대학에 졸업시키기까지 드는 비용이 약 3억 정도의 수준이니, 2명을 나을 경우엔 어느 정도 완화하더라도 4~5억의 돈이 드는 셈이다. 혼자 돈을 벌어서는 아이를 기르기도 어려울 테니 둘이서 돈을 모아 겨우 아이를 양육하고도 그 돈이 회수되거나 투자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는 아이대로 독립된 삶을 살아갈 것이고 나는 나대로 노후를 보내야 할 테니 결국 힘들게 돈 벌어서 노후엔 불안한 삶을 보내는 것이 일상이 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친구들 중에 누구보다 먼저 결혼한 사람들은 공기업이거나 교사이다. 친구들이 좀 특이한 직업을 가진 분들을 만날 법도 한데 그런 분이 거의 없다. 오랫동안 연애했던 사람들은 특히나 더 그런 경향이 있다. 이미 대학 때부터 서로 이야기하면서 서로의 직업을 맞춰나간 건 아닌가 하는 생각조차 드는 데, 그런 부분은 조금 소름이 끼친다. 

학창 시절 어디에서도 어떤 정형화된 삶의 패턴을 배운 적이 없었지만, 그네들은 모두 비슷한 모습을 취하면서 평범함을 위해서 아둥바둥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라는 영화의 '안생' 같은 삶을 살아가면서 내가 혹시나 선택할 수 있었을 법한 '칠월'의 삶을 떠올린다. 영화는 아름답다. 아름다울 수 있는 이유는 내 주변에서 그런 우정의 관계를 지켜보기 어렵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대학교 쯤 되어서 만난 친구들 중에 드라마틱하게 새로운 삶을 선택한 친구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다들 비슷비슷하다. 

사람은 자유롭고, 자기 의지를 갖고 있으며, 어떤 조각이라기보다는 살아 숨쉬는 개별 생명체이다. 나는 자유롭다. 그런데 그런 자유로움에도 불구하고 정작 살아가면서 보여주는 패턴이라는 건 너무나 뻔한 기록의 연속이다. 선택을 할 수도 있을 법한데, 선택의 여지 자체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돈이라는 게 살면서 전부인 것처럼 이야기 하는데, 당장 내가 내일 죽는다고 한다면 단순히 돈을 많이 모으는 것은 어떤 목적이 되기는 애매하다. 뭐, 편하게 죽는 데에는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만. 

결혼이라는 걸 생각하면서 가장 먼저 떠올리는 조건은 아무래도 돈이다. 사람들이 행복하기 위해서 결혼을 한다고들 하는데, 정말 그렇게 생각하긴 하는 걸까. 그냥 남들이 다 하니까 하고 있는 건 아닐까. 남들이 하고 있으니까 나 혼자 그걸 하지 않고 있으면 불안하니까, 뒤쳐지기 싫어서 결혼해버리는 건 아닐까. 정말로 사람들은 결혼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긴 해본 걸까. 그런 고민이 없다보니 당장 손에 잡히는 돈에 집중해서 잣대를 세우고 있는 건 아닐까.

그냥 반항감이 든다. 네가 얼마나 살아봤다고, 뭘 안다고 떠들어대냐고 말한다면 할 말 없다. 솔직히 죽기 직전에 '내 삶은, 그리고 내 결혼은 결국 돈이 전부였어.'라고 말하면 폼이 안나잖아. 그게 뭐야. 


'잡문 > 기타 잡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콘텐츠를 생산하는 주체  (0) 2018.01.17
나중에 시간이 주어진다면  (0) 2018.01.16
나만 안달나서  (0) 2018.01.12
앞으로 5년 뒤  (0) 2018.01.11
목표를 세우는 일  (0) 2018.01.10
Posted by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