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기타 잡문2018. 5. 9. 23:48
남들에게 내가 어떤 상처를 입히고 있는지는 보이지 않는데, 남들이 내게 입히는 상처는 또렷하게 보인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도 되고 두려움도 생기지만, 막상 남들 앞에 서면 지난 번에 내게 입힌 상처 때문에 걱정은 가시고 화만 난다. 

말 한마디 하기가 무섭다. 점심에 사람들과 함께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서 뉴스를 봤다. 같은 뉴스를 보면서 다들 비슷한 의견을 주고 받았다. 서로 동질감 느끼며 얘기하고 있었는데, 누가 말한 단어 하나에 조금씩 말수를 줄였다. 나랑 생각이 조금 다르구나, 생각에 부딪칠 수도 있었지만 굳이 밥 먹으며 싸울 필요는 없지 않나. 입을 다물었다. 

친구와 카톡으로 이야길 하다가도 조금 의견이 다르면, 예전엔 쉽게 맞붙었는데 요즘엔 점점 그런 게 없다. 서로 다르다 싶으면, 어느새 그 주제로 말을 안하게 되었다. 그나마 내게 욕해주는 사람은 좋은 친구. 왠만해선 그냥 말 없이 비켜선다. 나이가 들 수록 외로워진다고 하던데, 그게 다 상처입지 않으려고 하다보니 그렇게 되는가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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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