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하루 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내가 어떤 결심을 하더라도, 그리고 또 내가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고작 하루만의 노력으로 어떤 유의미한 변화가 없다. 최소한 일주일, 못해도 한 달, 잘하면 6개월에서 1년, 습관으로 남아 있을 경우 몇 년이고 지속되는 행동 속에서 그것이 경향성을 띄게 될 때 나는 바뀐다. 

어떤 회계사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 이런 말이 있었다. 나 자신을 기업이라고 생각한다면, 나는 어떤 기업일까? 부실기업일까, 우량기업일까. 그리고 나는 제조업에 가까운 사람일까, 아니면 서비스업에 가까운 사람일까. 주식 시장은 매일 기업의 가치 등락을 보여주는데, 거기엔 어떤 경향성이 보이기 때문에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 중 일부는 차트만을 보고 매수와 매도를 결정하는 사람도 있다. 만일 한 사람이 하는 어떤 행동의 빈도라던가 결과치를 주식 차트로 표현한다면 실제 우리가 보는 주식 차트와 상당히 유사한 형태를 띌 것이라 생각한다. 

회사에서 외국 업체와 컨퍼런스콜을 진행하고 된통 데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꼭 그런 사건을 경험하고나면 갑자기 나의 행동패턴이 변하거나 나의 사고방식이 바뀌는데, 이 시점에 나는 한 가지 결심을 할 수 있다. 앞으로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영어 공부를 하자는 식으로 말이다. 사람의 행동이 주식 차트로 표현된다면 이 시점이 변곡점이다. 그리고 그 시점부터 나는 못해도 며칠 간은 결심을 유지하고 아침에 힘들게 영어를 공부한다. 첫날엔 의지가 강할지언정 갈 수록 그 힘은 약해진다. 적절한 시기에 내게 다른 종류의 자극이 이뤄지면 안성맞춤이다. 영어로 보고서를 써야할 일이 있어서 업무를 했다가 허술한 보고를 하고나면 다시금 자극을 받아 공부에 박차를 가한다. 그런 운좋은 일이 몇 번 반복되면 아침 영어공부가 습관이 되는 기적이 이뤄지는데, 그 때가 되면 굳이 자극이 없더라도 알아서 공부가 유지된다. 정배열로 짜여진 주식이 아름답게 움직이는 것처럼, 사람의 습관은 사람의 행동을 아름답게 조정한다. 

그래서 말인데, 사람이 어떤 행동의 경향성을 띄는 건 한 번의 결심이 아니라 몇 번의 결심이나 몇 번의 자극이 유도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운 좋게도 그런 자극을 적절하게 갖추게 된다면, 굳이 큰 수고를 하지 않더라도 알아서 행동이 움직이지 않나. 나만 그런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