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미분류2017. 6. 15. 23:40

 

저자 : KBS <명견만리> 제작진
출판사 : (주)인플루엔셜
종이책 초판 1쇄 발행 : 2017년 6월 5일 
전자책 발행 : 2017년 6월 7일 

1. 대통령에게 권하고 싶은 책 
2016년, 내가 바라 본 대한민국은 망하기 직전의 국가였다. 나라 전체가 성장하려는 어떠한 역량이나 에너지를 모으려고 하지 않고 과거에 모아둔 자산을 벼랑 끝까지 몰아서 써대고 있는 형국이었다. 빚은 늘어나고, 지식은 줄어들며, 더이상 아무도 이 나라에 아이를 낳고 싶지 않아했고, 노인과 청년은 서로를 혐오했다. 

2016년 말, 극적으로 나라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사람들 사이에선 어떤 '공감대'라는 것이 있었던 것 같다. 그 공감대란 한국 사회가 갖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공감대였으며, 어떤 형태로 나라를 개조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대한민국을 위한 것이란 공감대였다. 그 공감대 형성에 큰 도움을 한 것이 '명견만리'라는 다큐멘터리/책이 아니었나 싶다. 대통령 TV 토론회에서 사람들이 하는 말을 가만히 들어보면 어디선가 많이 들어봤던 이야기인데, 그 이야기들의 대다수가 명견만리에서 언급되었던 주제들이었다. 

어쩌면 순서가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이미 사람들 사이에선 명확한 공감대가 있던 것을 KBS '명견만리'팀이 하나로 모아서 사람들에게 보여줬을 수도 있다. 

2017년, 정권이 바뀌고 새로운 방향으로 이 나라를 움직여야 하는 시점에 '명견만리'의 세 번째 책이 나왔다. 앞서 두 권의 책에서 많은 이야기를 풀어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은 앞선 책들과 연결되는듯 새로운 이야기가 쓰여있다. 하나하나가 내겐 충격적이고, 가슴을 울린다. 어떤 것은 공감을 일으키고, 어떤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아래와 같이 이 책에서 언급되었던 문구들을 소개한다. 개인적으로 공감이 가고, 해결되어야 할 문제라고 판단되는 부분이 많다. 

가능하면 이 책을 문재인 대통령도 읽어주길 기대한다. 기본적으로 독서광이라고 하시니, 이 책을 놓치지 않으시겠지. 

대한민국의 공직선거법은 조항이 270개가 넘는다. 글자 수로 따지면 원고지 1400장이 넘는 분량인데, 이 방대한 선거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가만히 있으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선거법은 정해진 기간 내에, 정해진 사람만, 정해진 방식으로 정치에 참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주권자인 국민을 구경꾼에 머물도록 하는 조치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후보자의 철학, 이력, 정책 방향을 면밀히 들여다볼 수 있을까? 

지금 일본에서는 노인인구가 급증하면서 공공 노인요양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웬만한 요양원의 평균 대기기간이 4~5년이고, 길게는 14년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중략)
병원비와 약값이 만만치 않다. 한달에 부모님에게 들어가는 돈만 100만 원에 이른다. 순옥 씨는 일을 하면서 부모님을 부양하고 있지만, 자신의 생활비와 부양비까지 모두 감당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대체 한국의 임대료는 왜 이렇게 높을까? 가장 큰 이유는 임대료 인상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없기 때문이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있어서 임대료 인상이 9퍼센트로 제한되어 있고 5년 동안은 세입 기간을 보장하고 있지만, 임차인을 보호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서울의 경우 환산보증금(보증금+(월세 x 100))이 4억 원이 넘으면 어떤 제약도 없이 건물주의 뜻대로 임대료를 인상할 수 있다. 

<대학내일>에서 2016년 중국과 한국의 청년들을 대상으로 경제, 사회, 정치, 개인의 삶의 네 가지 영역에 대한 미래 기대치를 분석한 결과는 충격적이다. 중국은 '긍정적'이라는 의견이 80퍼센트를 넘는 반면, 우리나라는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37퍼센트만이 긍정적인 미래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어쩌다 우리 청년들이 미래를 기대하지 않고, 꿈도 희망도 가지지 않게 되었을까? 그 이유는 명확하다. 청년들은 기성 세대가 만든 틀에 갇혀버렸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청년들 스스로 자신이 진짜 무엇을 좋아하는지, 또 무엇을 잘하는지 고민할 시간과 기회를 주지 않고 사회가 정한 정답만을 좇아오게 만들었다. 돈과 안정이 최고라고 가르쳤다. 그런데 오늘날 그 정답이 현실에서 소용이 없어지고 있다. 그로 인한 고통은 오로지 청년들의 몫이다. 

KBS방송문화연구소에서 한국의 젊은 과학자 100명에게 호기심을 유지하기 어려운 이유를 물었더니 역시 기초과학에 대한 지원 부족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그런데 놀라운 진실이 있다. 사실 한국은 OECD 35개국 중 GDP 대비 가장 많은 연구비를 연구개발(R&D)에 투입하고 있다. 무려 GDP의 4.29퍼센트를 연구개발비로 쓴다. 그런데 일선의 연구자들은 전혀 그 혜택을 못 받고 있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은 왜 벌어질까? 
(중략)
정부는 R&D 분야에 2016년 한 해 19조 1000억 원의 예산을 배정했지만, 이 가운데 자유공모 연구에 지원된 예산은 1조 1000억 원, 즉 5.8퍼센트에 불과했다. 민간기업이 투자하는 연구개발비 역시 한 해 40조 원에 이르지만, 이 역시 대부분 기획과제 연구에 지원된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과학자들은 연구비를 받기 위해 자신이 원하는 연구가 아닌 주어진 연구를 할 수밖에 없다. 

2. '명견만리 새로운 사회편' 3줄 평 
- 진심이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 2017년 현 시점의 대한민국이 처한 위기를 날카롭게 분석하고, 국가가 나갈 방향이 지적되어 있다. 
- 다만 이 책은 국가나 사회를 위해 쓰여진 책이지, 한 개인에게 특정한 해결방안을 주는 책은 아닌 것 같다. 


Posted by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