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국내소설2017. 3. 13. 22:26

저자 : 장강명 
출판사 : (주)은행나무 
초판 1쇄 인쇄 : 2015년 11월 20일
전자책 발행 : 2015년 12월 3일 

1. 책에 대한 느낌 
요즘 말로 띵작이네요. 명작이라는 말을 요즘(2016년~2017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렇게 부릅니다.

책 내용이 굉장히 현실적입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을 어느정도 해온 사람이라면 상당수 공감할만한 종류의 내용들이 하나의 얼개를 이뤄서 픽션이 된 것이 이 책입니다. 지금도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들어가거나, 다음/네이버의 뉴스 댓글란에 가면 누구나가 하는 이야기가 있지요. '너 댓글알바지.' 작가가 그려낸 삼궁, 찻탓캇, 01査10은 작가 스스로가 허구 속 존재라고 이야기했지만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살아 숨쉬고 있을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런 기분이 든 것은 영화 내부자들을 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뉴스를 보면서 들었던 허탈감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현실이 픽션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진 않다.'

저자가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3명의 댓글부대 조직원들은 커뮤니티 속 온라인 유저들을 비웃습니다. 자신들이 일종의 정의로운 심판자가 된 것처럼 행동합니다. 이야기 중간 중간 그들은 텐프로라던가 안마당이라던가 하는 성매매업소를 찾습니다. 마찬가지로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누리꾼들도 각각 좋은 점과 나쁜 점을 양면으로 갖고 있습니다. 양 쪽에서 서로를 비추며 비난하는 모습 속에서 누가 진짜 잘못한 사람인지, 누가 나쁜 놈인지 구분되지 않고 어느 순간 쾌감을 맛봅니다. 이 책을 보고 있는 저 자신도 왠지 그들 중 하나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꺼림칙하더군요. 

2. 인상 깊은 문장과 감상
'한때는 인터넷이 영원히 익명의 공간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어. 헛소문이나 추측, 잘못된 정보가 많이 나온다는 건 그때도 알았어. 그래도 좋은 정보가 많이 나오면 사람들이 그걸 보고 자기 생각들을 고칠 줄 알았어. 자정작용이 일어날 줄 알았던 거지. 하지만 이제는 그게 잘못된 생각이라는 걸 알아. 인터넷에는 정보가 너무 많아서 자정작용이 일어날 수가 없어. 오히려 그 반대되는 현상이 일어나지. 끼리끼리 뭉치는 거 말이야.'

사실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다보면, 자정작용이 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저자의 말마따나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지요. 하나의 게시판에서 하루에도 수십, 수백 개의 새로운 글이 쓰여지고, 그 글들에는 수천 개의 코멘트가 달립니다. 수만, 수십만 명이 그 글들을 읽어가면서 매일 같이 인터넷은 정보의 난장판이 됩니다. 인터넷을 보다보면 정말 정신이 없는데, 처음에만 그렇지 어느 순간 정신없다는 생각은 완전히 사라져 버리고 맙니다. 모든 것들이 상당히 깨끗해 보이고, 자신이 보려고 하는 것만 보이게 되지요. 남들은 변한 게 하나도 없는데, 어느 순간 내 자신이 보는 시야만 좁아지면서 스스로 자정작용이 일어났다고 착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글을 쓰는 저도 정작 커뮤니티에 가면, 이런 생각을 했었지 라는 생각도 완전히 잊어버리게 됩니다. 

기자님도 인터넷 하시잖아요. 거기서 싸움이 어디 팩트랑 논리로 하던가요. 논리 싸움은 두 사람이 아주 좁은 화제를 가지고 붙을 때, 그것도 그 두사람이 좀 양식 있는 사람들일 때에나 가능한 거예요. 

이 문구 굉장히 공감됩니다. 관련해서 읽어보고 싶은 책이 한 권 있어요. '쇼펜하우어 이기는 대화법'이라는 책입니다. 조만간 읽고 포스팅 해보려고 합니다. 

촛불 들고 나섰던 애들도 아마 바뀌지 않을거야. 1985년부터 1995년 사이에 태어난 애들. 특히 여자애들. 난 그애들은 아주 버렸다고 생각해. 걔들은 평생 정부 탓이나 하면서 살아갈 거야. 

이 책의 소름끼치는 부분들은 실제 10대들, 20대들, 혹은 50대들, 60대들이 어떤 시야로 온라인 세상을 보고 있는 지를 적나라하게 묘사했다는 것입니다. 

3. 함께 생각해보고 싶은 이야기 
1)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있나요? 그 커뮤니티는 어떤 장점과 단점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2) 실제로 댓글알바들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이미 공식적으로 정치 홍보단은 '발족식'을 열 정도로 이곳 저곳에 있긴 합니다만) 

4. 함께 읽거나 보면 좋을 콘텐츠
- 책 : 히틀러의 '나의 투쟁' 
- 책 :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 책 : '쇼펜하우어 이기는 대화법'

5. 3줄 요약
- 실제보다 더 실제같은 픽션. 
- 한국 온라인 세상을 정말 경쾌하게 풍자한 소설 
- 한 큐에 다 읽게 만드는 속도감. 


Posted by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