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기타 잡문2017. 12. 1. 23:42
안다는 것과 설명한다는 것 
처음 누군가에게 내가 아는 걸 가르쳐 보았던 경험은 10살 때로 기억한다. 당시 내 짝은 수학 진도를 쫓아오지 못해서 쩔쩔 매고 있었는데, 이걸 알았던 선생님이 내게 짝을 도와서 일대일로 공부해보라는 지시를 내렸었다. 그 때까지만 해도 나도 누군가에게 지식을 배우기만 했었지, 남에게 아는 걸 가르쳐본 경험이 없었다. 그래서 꽤 허둥댔던 기억이 난다. 학교 선생님처럼 알기 쉽게 설명하려고는 했는데, 막상 내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는 것이라기보단 적당히 지레짐작 하는 경우가 꽤 많았었기 때문이었다. 친구에게 설명해주는 건 무엇보다도 내가 명확히 알고 있어야 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었다. 

회사에서 시장 조사나 리서치를 할 때에도 비슷한 일이 정말 자주 발생한다. 말이 리서치이지, 내가 그 시장 아이템에 대해서 기본적인 동작 원리나 벨류 체인을 이해하고 있지 않다면, 감히 조사해서 누군가에게 설명한다는 건 상당히 버거운 일이다. 적당히 다른 사람이 조사해놓은 자료를 읽으면서 그 사람이 했던 언어를 반복해봤자, 그것이 수박 겉핥기라는 것은 조사 발표를 듣는 사람이 더 명확하게 알기 마련이다. 

겉에서 보기엔 그럴싸해 보이는 정보들도 그 속 내용을 깊게 들여다보면 겉에 보이는 것과 전혀 다른 양상을 취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오늘 그런 일을 경험했기 때문에 더더욱 절감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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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