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외국소설2017. 7. 30. 22:58

저자 :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 옮긴이 : 장영재 
출판사 : 더클래식
초판 1쇄 발행 : 2013년 11월 18일 

1. ‘세 가지 물음’을 읽고  
“어찌하면 알맞은 때에 가장 적당한 일을 하는 법을 제가 배울 수 있겠습니까? 또한 저에게 가장 필요한 사람, 말하자면 제가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마지막으로 저에게는 어떤 일이 가장 중요합니까? 제가 가장 먼저 주목해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이며, 많은 일 중에서 어떤 일을 제일 먼저 해야 합니까? 

유치한 질문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이런 질문을 날릴 때가 의외로 많다. 나도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비슷한 질문을 많이 날린 것 같다.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이 정말로 적당한 일이긴 한 걸까? 내게 어쩌면 더 중요한 일이 있는 건 아닐까? 지금 내 주변에 있는 팀 동료들은 사실 맘에 들지 않아. 그 사람들보다도 내겐 더 소중한 사람들이 있는 거 아닐까.’ 친구와 놀고 있을 때도 마찬가지로 질문을 던진다. ‘혹시 내가 놓치고 있는 일은 없을까? 내가 처리한 일은 잘 돌아가고 있을까?’라는 식으로 말이다. 

톨스토이는 이 단편에서 현자의 목소리를 빌려 아래와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기억하시오. 가장 중요한 순간은 바로 ‘지금’이라는 사실을 말이오. 왜 지금이 가장 중요하겠소? 우리는 오직 ‘지금’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오. 오직 지금 이 순간만이 우리가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라는 말이지요. 또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바로 지금 함께 있는 사람이오. 앞으로 그 어떤 상황에서 그 누구와 자신이 인간관계를 맺을지 모르므로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함께 있는 사람이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일은 함께 있는 그 사람에게 착한 일을 행하는 것이지요. 그를 위해 이 세상에 인간이 보내졌고, 오직 이를 위해 인간이 이 세상에 왔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오."

라고 하며 이 단편은 끝을 맺는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정말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얘기일까? 

카르페 디엠. 지금을 즐겨라. 처음 이 문구를 들었을 당시엔 이 말이 삶의 모든 방향을 뒤집어 놓을 수 있을 것처럼 느껴졌다. 현재를 중요하게 여기고, 지금에 집중하고, 지금 앞에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건 정말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사람이 현재만 보지 않고, 계속 시간의 과거와 미래를 뒤쫓는 이유는 그 안에서 배울 점이 있다는 걸 알고, 혹은 더 나은 현재를 위해 대비할 점을 찾기 위해서이기도 하지 않은가? 모두가 다 당장의 코 앞만 바라보면서 살아간다면, 거기에도 어떤 맹점 같은 것이 생길 수 있지 않을까? 

인간관계도 마찬가지. 당장 코 앞에 있는 사람에게 충실할 수 밖에 없는 건 너무나 당연한 말이기도 하지만, 요즘 사회엔 이 이야기도 어느 정도 퇴색되어가고 있다. SNS나 디지털 환경을 통해 사람과 사람의 거리는 극히 가까워지고, 우리가 매일 마주치며 살아가는 사람도 지극히 많아지고 있다. 우리는 한 순간에 여러 사람을 함께 마주하며 살아가게 되었다. 이런 시대에서는 과거엔 경구로 보이던 것이 그 의미가 바뀌게 될 수 있는 건 아닐까. 

이 책에 실린 대부분의 단편에서 비슷비슷한 인상을 받았다. 단편은 어떤 열린 결말이나, 생각을 던져주는 것에 끝나지 않고, 어떤 윤리적인 답을 내놓는다. 단지 우화로서 한 사회적의  공통선을 이해하고자 이 책을 읽는다면 꽤 괜찮을 수는 있겠지만, 그걸 진리인 것처럼 오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2. ‘톨스토이 단편선: 세 가지 질문' 3줄 평 
- 기독교 관점에서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이 무엇인지 엿볼 수 있는 단편집 
- 쉽게 읽을 수 있는 우화. 단순한듯 하면서도 생각할 거리를 나눠주는 글. 
- 과거의 이야기, 기독교 사상이 기본에 깔려있다보니 한 편으론 읽기에 불편한 책이기도 했다. 


Posted by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