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이진우
출판사 : (주) 휴머니스트 출판그룹
전자책 발행일 : 2017년 4월 24일
1. 10명의 철학자 후려 읽기
제목으로 쓴 '후려 읽는다'라는 표현은 너무 나간 것 같다. 각자 자신이 '의심했던' 분야에서 명성을 떨친 철학자 10명을 모아, 그들을 주제로 총 20편의 글이 추려져 있다. 따라서 추려 읽는다는 표현이 좋겠다.
책을 읽는 3일 간 머리를 쥐어짜는 심정으로 읽었다. 책을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참 많았다. 아마 니체부터 정신이 나갈 뻔했다. 다행히도 니체에 대해선 이전에 몇 권의 책을 읽었는데, 그 덕분에 '내가 이미 니체에 대해 좀 알고 있다'는 착각을 했고, 덕분에 술술 책을 읽을 수 있었다. 하이데거, 비트겐슈타인은 거의 혼이 빠진 심정으로 읽었다. 팟캐스트 '지대넓얕'에서 이 두 사람을 다뤄서 방송했던 적이 있어서 들었던 경험은 있다. 방송으로 가볍게 듣는 것과 책으로 읽는 건 또 다른 느낌이었다. 하이데거가 쓴 <존재와 시간>이나 비트겐슈타인이 저술한 <논리-철학 논고>는 차마 시도조차 하고 싶지 않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밌게 읽은 부분은 7장 사르트르와 부분이었다. 얼마 전에 다시 읽은 아멜리 노통브의 '적의 화장법'에서도 사르트르가 언급된다.(실제로 언급되었나?) '적의 화장법'에선 사르트르의 명제 '타인은 지옥이다'를 한 차례 비꼬아 '나는 곧 지옥이다'로 바꿔 버린다. 사실 이 해설을 파악하기 전에 따로 사르트르를 알지 못했기 때문에, 사르트르가 어떤 과정을 겪어 그런 명제를 갖고 오게 되었는지 간단하게나마 알게 되어 좋았다.
그래서 이진우 교수가 발췌한 사르트르의 아래 문구가 참 좋았다.
사랑받기 이전에는 우리가 우리의 존재라고 하는, 합리화되지 않고 또 합리화될 수도 없는 이 혹에 대해 불안했던 것과는 반대로, 즉 우리가 우리를 '쓸데없는 잉여 존재'로 느끼고 있었던 것과는 반대로, 지금 우리는 우리의 이 존재가 그 구석구석까지 타자의 이 절대적인 자유에 의해 다시 회복되고 욕구되고 있음을 느낀다. 동시에 우리의 존재는 타자의 이 절대적인 자유에 조건을 부여하고 있고, 도 우리는 자신에게서 우리 자신의 자유를 갖고 타자의 이 절대적인 자유를 욕구하고 있는 것이다.
사르트르 외에도 6장 호르크하이머, 아도르노의 '계몽'에 대한 이야기도 매력적이었고, 10장 한나 아렌트의 정치철학 부분도 흥미롭게 읽었다. 이 두 부분에 대해선 당장에라도 관련 책을 읽고 싶어졌다. 이 책에서도 소개된 아도르노의 '계몽의 변증법'과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두 권의 책은 이 책을 다 읽고 바로 구매했다. 이 두 권의 책은 블로그에서 추가로 포스팅하여 소개할 예정이다.
2. '의심의 철학' 3줄 평
- 철학자 10명을 총 20편의 글로 추려 읽는 느낌이었다.
- 개인적으로 하이데거, 비트겐슈타인을 읽을 땐 머리가 윙윙 도는 느낌을 받았다.
- 과거의 철학을 현대 사회의 현상, 혹은 최근에 봤던 영화나 방송과 연결시켜서 이해가 더 깊어지는 느낌이었다. 그 점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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