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기타 잡문2018. 4. 5. 23:53
사람을 기업처럼 주식투자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그 사람이 시장에서 얼마나 가치 있느냐에 따라 그의 가격이 매겨질 것이다. 모든 사람을 순위 매긴다는 것이 말도 안되는 발상일지 모르겠지만, 만일 그것이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매겨질 수 있다면 주식과 같이 EPS가 매겨지고, PER이 매겨지는 형태도 가능할 것이다. 사람마다 고평가 받는 이가 있을 것이고, 저평가 받는 이가 있을 것이다. 세상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시장은 합리적일 것이라 착각할 테지만, 실제로는 환경에 휩쓸려 가치 있는 사람이 무시받고 별 거 없는 사람이 고평가 받는 일도 벌어질 것이다. 가끔은 테마도 뜰 것이다.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이 고평가 받는 시기가 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노래에 재능도 없고 관심도 없는 사람이라도 노래 연습을 통해 잠시 자신의 평가를 높이고자 시도할 것이다. 물론 테마가 지면 그와 관련된 재능들에 대한 관심도 사그라들 것이다. 

사람을 하나의 주식이라 가정한다는 것은, 한 명의 사람에게 투자할 수 있다는 말이 될 것이다. 어떤 사람이 장래에 유능한 사람이 될 것인지 미리 알고 그를 위해 장기 투자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위대한 기업을 위해선 위대한 기업가를 봐야 알 듯이, 위대한 사람이 나올 것을 그의 부모를 보면서 평가하는 일이 벌어질 것이다. 어릴 적 매겨지는 한 사람의 가치가 작을지 몰라도, 나이가 들어 사회인이 된 후에는 그를 위한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질 것이다. 그러면 그의 가치가 제대로 매겨졌을 때 사람들은 그 주식에 투자한 걸 회수함을 통해 만족감과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사람에게 투자하는 일이 주식과 같다면, 거기에도 여러 방식이 있을 것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장기투자하는 가치투자가 이뤄질 수도 있을 것이고, 몇 년 간에 걸쳐 그 사람의 방향을 고려하는 중장기 투자도 있을 것이다. 혹은 그가 당장 처하게 될 상황을 짐작하여 단기 투자도 가능할 테고, 하루의 바이오리듬을 통해 투자하는 초단기 투자법도 가능할 것이다. 물론 우리는 주식처럼 값이 매겨지지도 않고, 주식과 같이 공개되어 투자받는 상황이 아닌 터라, 우리의 가치를 사고 파는 일이 벌어지지는 않는다. 오직 부모님을 통해 평생에 걸쳐 투자 받는 것이 가능할 뿐이다. 

다만 매일 같이 내 주가가 변동되는 꼬라지를 보고 있으면 정신적으로 도저히 견디기 어려울 것 같다. 다행히 아직 그런 시스템이 나오지도 않았고, 만드려는 사람도 없어서 다행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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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