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외국소설2017. 8. 11. 23:26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 옮긴이 : 양윤옥
출판사 : (주)현대문학
초판 1쇄 발행 : 2012년 12월 19일 
전자책 발행 : 2014년 11월 21일 

1. 가볍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소설 
솔직히 어떤 책은 단 1페이지 읽는 것도 어렵다. 눈은 분명히 책 페이지를 향해 있는데 머릿속에선 기어가 돌지 않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어제 포스팅 했던 ‘매혹하는 식물의 뇌’도 비슷한 책이다. 지난 주 일요일부터 읽기 시작한 것을 어제가 되어서야 겨우 다 읽었다. 책 읽는 게 너무 귀찮아서 책을 읽다말고 영화를 보거나 미드를 보는 일도 다반사였다.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의 최고 장점은 쉽게 읽힌다는 것이다. 

그 폐가로 가자는 말을 처음 꺼낸 건 쇼타였다. 아주 괜찮은 헌 집이 있다고 했다. 

라는 첫 문장이 시작되면서부터 끝맺음이 있을 때까지 결코 얇지 않은 책을 쉴새 없이 달려서 순식간에 독파했다. 허투루 읽은 구간 없이 전부 완독했다. 솔직히 말해서 문장이 아름답다거나, 표현이 멋있다는 생각은 이 책 전체에서 느끼기 어려웠다. 독창적인 문장을 보긴 어려웠다. 어쩌면 그런 게 더 좋은 걸지도 모른다. 문장은 쉽고, 표현은 명확하며, 주인공들의 모습은 마치 영화를 보고 있는 것처럼 깔끔하게 그려진다. 상투적인 표현이란 생각이 들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쓸데 없는 문장이라는 느낌도 없다. 그야말로 이야기 그 자체만을 위한 소설 같다. 

소재는 분명 어디선가 본 적 있다. 영화 ‘시월애(2000)’다. 과거와 미래가 우편함을 통해서 연결된다는 점, 그리고 시간을 초월한 인물들끼리 편지를 써서 의사소통 한다는 점은 정확하게 일치한다. 

물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완연히 다르다. 시월애는 두 남녀의 시간을 초월한 사랑을 다뤘다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시간을 타고 편지를 쓰는 사람들이 정말 다양하게 등장한다. 시월애가 두 연인의 로맨스와 감정에 집중했다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고난을 극복하는 사람들,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는 마음, 인간미와 같은 부분에 더 집중했다. 어떤 면에서 보면 한국 드라마와 일본 드라마의 차이점을 이 두 소설에서도 극명하게 읽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그나저나 소설을 끝까지 읽다보면 5가지의 분리된 이야기들이 모두 하나로 연결된 이야기라는 걸 알 수 있다. 심지어 맨 처음 등장하는 야스오 일당까지도. 이걸 굳이 말하자면 이런 거겠지. 

'이것도 무스비' 

2.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3줄 평 
- 이렇게 빠른 속도로 책을 읽어본 건 참 오랜만이다. 
- 쉽고, 재미있고, 감동도 있다. (보통 감동 짜내기 소설은 싫어하는데, 이 책은 구성이 참 좋다.) 
- 혹시 이 작가, 작품 쓰기 전에 한국 영화 시월애를 본 건 아니겠지? 


Posted by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