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닭처럼 쓸쓸한송별회였다우리는 퇴사하는 사람이 누군지도 잘모르고 닭에게불만이다 뒤적거리며 뒤척이며계륵이라는 말이 이래서 생긴 거야오늘도 가르침을 주시는 분여기는 사실 갈빗살이 아닌 거야오늘도 말씀이모가지처럼 기신 분죽은 닭은 아주 오래전에죽었고한참을 뒈진 채로 얼어 있었고우리는 입만 살아 먹고 말하지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그간 고생 많았습니다.닭의 살갗 같은 냅킽으로 입술을 닦고앉은자리를 푸드득 털며 서두른다죽을 줄도 모르고죽으러 간다죽은 줄도 모르고죽어서 긴다말씀이 기신 분이 가르침을 멈추고 놀라 묻기를여기 웬 닭대가리가 있어우리는 놀라 벌떡 일어나 모가지를 비튼다먹다 남은 닭의 순살 조각들이사방으로 튀어오르며 삼바를 춘다안녕, 뼈가 없는 친구들아,안녕, 살이 없는 친구들아,죽은 닭들의 송별회가쓸쓸히- 서효인, <너의 아름다움이 온통 글이 될까봐> 中 -
송별회라 하니까 공감이 간다. 송별회라는 것이 보통 그처럼 살과 뼈가 분리되는 미묘한 시간인 것 같다. 회사를 다니다보니 흔하게 하는 것이 송별회인데, 경험상 1차 술자리에서는 송별회라는 명목을 갖고 있기는 한데, 2차 술자리 쯤 되면 그 때부턴 그냥 술을 마시기 위한 자리이지 송별회 주인공이 있든 없든 별 신경도 안쓰는 것 같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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