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국내소설2017. 2. 25. 11:28

저자 : 조남주 
출판사 : (주)민음사
종이책 초판 발행일 : 2014년 10월 14일
전자책 발행일 : 2016년 11월 29일

1. 책으로 들어가며
제가 즐겨 듣는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라는 팟캐스트를 운영하는 '채사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책을 읽어라. ' 

이 책은 정말 불편한 책입니다. 82년생, 한국에 태어난 평범한 김지영이라는 인물의 삶을 연대기와 같은 형식으로 이어 나갑니다. 그녀가 겪게 되는 여성 불평등, 그리고 그것들을 극복해보려는 노력이 이 책에서 함께 이어져 나옵니다. 이 책이 이야기 하는 방식에서 굴곡점이 없고, 너무나도 직설적으로 이야기 하기 때문에 사실 문장을 보는 재미를 느끼기는 어렵습니다. 이 책의 매력은 문장이나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이 아니라, 이 책이 이야기 하려고 하는 주제의식과 이 책의 주인공이 처한 너무나도 평범한 현실입니다. 

이 책은 82년생의 여자가 일반적으로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모든 종류의 여성 불평등에 대해서 적나라한 역사들을 공개합니다. 어린 아이 때 부터, 학창 시절, 대학 시절, 취업의 과정, 결혼의 과정 전반에 걸쳐서 그러한 불평등을 되새김질 하고 생각해 봅니다. 

아주 어릴 적에는 사실 남자와 여자가 다른 게 뭐가 있겠냐 라는 생각이 있었던 적도 있습니다. 사실 그게 맞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매번 다른 취급을 받았던 기억이 많습니다. 

대부분의 여성 불평등은 과거로부터 이어집니다. 90년대 끔찍하리만치 한국을 덮었던 남아선호사상은 이 책에서도 언급되었던 것처럼 아주 평범하면서도, 너무나도 일상적인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깁니다. 제 할머니도 그런 면에서 남자 손주를 그렇게나 찾아 부르곤 했었죠. 취업할 때는 남자로서 이득보는 사람이 많았던 것이 너무나도 분명한 사실이었고, 남자와 여자가 함께 있으면, 어딘지 모르게 여자를 보호하자는 말이 항상 있었습니다. 명절이면 어머니들이 올라와서 집안 요리를 만들고, 아버지들은 거실 안방에 누워 TV를 보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은퇴하신 저희 아버지는 여전히 어머니를 도와 요리 하지 않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들은 모두 부조리합니다. 

부조리한 것들은 시대가 바뀌고,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면서 해체되어야 합니다. (물론 이젠 제 주변에서 오히려 딸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긴 합니다만...) 남아 선호 사상은 완전히 사라지길 바랍니다. 여자들이 어쩔 수 없이 교사나, 간호사, 공무원으로 쏠리는 모습들도 더이상 그렇지 않기를 바랍니다. 취업은 공정하며, 육아휴직은 남자와 여자 둘 다 쓸 수 있는 '강제적인' 것이 되길 바라며, 여자들도 사기업에서 승진의 끝을 향해 갈 수 있도록 노력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랍니다. 한심하기 짝이 없는 명절 문화는 해체되길 바라고, 남녀 간의 이상한 서열 문화도 없어져야 합니다. 

물론, 이러한 해체는 '여성이 보호받아야 한다'라는 생각과 함께 사라져야 합니다. 육체적으로 작건 크건 그 노력은 남자와 여자가 동일하게 해야 합니다. 군대 문제에 있어서도 남자와 여자가 함께 고민해야 하는 것이며, 금전적 비용에 있어 돈을 많이 버는 남자가 비용을 댄다라는 것이 없어져야 합니다. (당연히 남녀간 급여 차이는 없어져야 합니다.) 남자는 돈, 여자는 외모라는 생각도 해체되어야 하며, 과거의 할머니들처럼 여성이 여성으로서 다시 똑같은 부조리를 재생산해서도 안됩니다. 

2. 저자 간단 소개
1978년생인 조남주 작가는 이화여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초등학교 딸아이의 엄마입니다. 딸을 기르는 엄마의 심정으로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존재하는 남녀 불평등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 합니다. 

'귀를 기울이면'이라는 책으로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3. 책의 구성
책의 서두는 82년생 주인공인 김지영씨가 일종의 정신적 발작을 일으키면서 시작됩니다. 그 뒤로 이 발작이 일어나게된 과거의 배경을 훑어보는 형식으로 진행되지요. 

어린 시절 언니와 김지영씨, 그리고 막둥이 아들 간의 미묘한 관계를 만들어 온 '할머니'라는 존재 역시 우리에게 매우 익숙합니다. 

그 뒤로 학창 시절에서의 성폭력, 성희롱이 이어집니다. 

그 뒤로 대학 결정에서 '여자'로서의 결정 과정. 그 뒤로 취업에서의 '여자'로서의 고통. 취업한 이후, 그리고 결혼한 이후의 여성의 삶을 너무나도 평범하게 조망함을 통해 그 안에서 여자가 갖게 되는 고통에 대해서 적나라하게 묘사합니다. 

4. 인상 깊은 구절 
" 그래도 내가 아들을 넷이나 낳아서 이렇게 아들이 지어 준 뜨신 밥 먹고, 아들이 봐 준 뜨끈한 아랫목에서 자는 거다. 아들이 못해도 넷은 있어야 되는 법이야. " 
뜨신 밥을 짓고, 뜨끈한 아랫목에 요를 표는 사람은 할머니의 아들이 아니라 며느리이자 김지영 씨의 어머니인 오미숙 씨였지만 할머니는 늘 그렇게 말했다. 

" 넌 그냥 얌전히 있다 시집이나 가. " 

5. 책과 관련된 토론 주제
1) 한국 사회는 여전히 남녀가 불평등할까요? 차별, 혹은 역차별 등 자신이 겪은 불평등에 대해서 함께 공유해 봅시다. 

2) 어떻게 남녀 차별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요? 내가 하고 있는 노력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6. 함께 읽거나 보면 좋을 콘텐츠
영화 : 서프러제트

7. 3줄 요약
- 나를 불편하게 하는 책. 그래서 좋은 책. 
- 한국 사회, 가장 평범한 여성을 조망하는 외침 

- 직설적으로 이야기 해서 주제의식은 분명하지만, 너무 뻔한 점은 아쉬움. 


Posted by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