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시, 에세이2017. 3. 16. 21:00


저자 :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 옮긴이 : 권오룡 
출판사 : 열화당 
초판 1쇄 발행 : 2006년 9월 20일 

1. 책에 대한 느낌 
1년 전에 종이 책으로 사두었던 책을 꺼내서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이미 사진을 공부하거나 영화, 문화를 공부하신 분들에게는 '앙리 카르티에-브레송'이라는 이름이 익숙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문외한은 대학을 졸업하고 한참 후에야 우연한 소스로 "그런 사람도 있다더라."라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보게 된 것이죠. 

웃기는 건, 앙리 카르티에-브레송이 유명한 사진가임에도 그의 사진첩을 먼저 들춰본 것이 아니라, 그의 에세이를 먼저 읽어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가 어떤 사진을 찍는지에 대해서는 조금의 감도 없는 상태로 그가 갖고 있는 사진에 대한 생각들, 그리고 그가 피사체로 삼았던 인물들에 대해서 그가 느끼는 감상에 대해서 먼저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사진 한 번 보지 않았음에도 나름의 깊이가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오쩌둥과 문화 혁명, 그리고 대약진 기간에 중국을 방문하여 여러 사진들을 찍었고, 러시아와 쿠바를 오가며 시대의 흐름을 포착했던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알베르트 자코메티, 장 르누아르, 앙드레 브르통 등 현대사적인 여러 인물들이 그의 사진 속에서 등장하는데요. 어느 순간 이 사진가가 접하고 있는 세계의 광범위함에 놀라게 됩니다. 

최근에 중국 관련된 책을 읽다보니, 이 사진작가가 중국에 다녀와서 찍은 사진들의 의미가 새삼 다르게 다가옵니다. 의도하지 않은 순간이 담긴 사진들 속에서 사진의 매력이 느껴집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서 사진들을 보시기 바랍니다. 

다음 번에는 그의 사진첩도 따로 사서 제대로 훑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2. 인상 깊은 문장과 감상
때때로 사진이 그렇듯이 전방으로의 질주를 계속하기보다 오히려 혼잡한 외양들을 깊이 생각해 보는 것, 이것은 결국 이 반항적인 인물에게는 자유의 한 형태를 되찾는 것이었다. 

사진을 찍으면서 보통 어떤 사유를 한다거나, 자유에의 추구,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한 깊이 있는 생각이라는 개념자체를 떠올린 적이 없던 것 같습니다. 보통 사진가들이라는 것이 이 정도의 철학을 갖고 사진을 찍는 것이었던가요? 단순해보이는 사진에 이런 생각이 담겼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달아나는 현실 앞에서 모든 능력을 집중해 그 숨결을 포착하는 것이다. 

나의 열정은 사진 '자체'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잊어버리고 피사체의 정서와 형태의 아름다움을 찰나의 순간에 기록하는 가능성, 다시 말해서 보이는 것이 일깨우는 기하학을 향한 것이다. 

불꽃이 튀게 만드는 주체적 요소들은 대개 분산되어 있다. 어느 누구도 그것들을 억지로 한데 모을 수는 없다. 그것들을 연출하는 것은 속이는 짓일 뿐이다. 

이 말이 놀라운 이유는, 앙리 카르티에-브레송의 사진들이 갖고 있는 놀라운 구도와 억지로 짜맞추지 않으면 불가능해보일 정도의 시기적절함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주제는 사실들을 모아 놓는 것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실들 자체는 아무런 흥미도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그것들 중에서 선택하는 것이다. 진짜 사실들을 그 깊이와 함께 포착하는 것이다. 


3. 함께 생각해보고 싶은 이야기 
1) 사진을 찍을 때 보통 자신만의 어떤 철학이나 방법론을 갖고 있는 것이 있나요? 

2) 살면서 찍어왔던 사진들 중에서 가장 의미있다고 생각되는 피사체가 있었나요?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까? 

4. 함께 읽거나 보면 좋을 콘텐츠
다큐멘터리 : EBS 지식채널 e -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편 
(https://www.youtube.com/watch?v=GnngNVo2jzY)

5. 3줄 요약
- 사진가의 철학을 읽어볼 수 있는 철학 담긴 에세이 
- 사진 속에 담긴 현대사의 흔적 
- 생각보다 책에는 사진이 많이 없습니다. (구글링 하는 게 빠를 것 같더군요.) 


Posted by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