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주홍식
출판사 : (주)일에이치코리아
초판 1쇄 발행 : 2017년 5월 29일 
전자책 발행 : 2017년 6월 14일 

1. 스타벅스라는 공간에 관해 생각해보며 
요즘 난 주말 아침마다 스타벅스에 간다. 아침 9시쯤에 가면 점심을 먹기 전 12시까지는 카페에 앉아 있는 편이다. 계산은 편하다. 정기적으로 스타벅스에 가다보니 아예 매달 5만원 씩 카드를 충전하고 쓴다. 카드는 물론 모바일 앱 속에 들어 있다. 자동 충전을 걸어두면 굳이 복잡한 거래 시스템을 켜고 끌 필요가 없다. 

'뭔 돈을 커피 먹는 거에 5만원 씩이나 충전시켜서 쓰나. 사치 부리네.’ 라고 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근데 또 그런 건 아니다. 난 커피 마시는 거에 5만원을 쓰는 게 아니라, 나 혼자 혹은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공간을 대여하는 데에 매달 5만원을 투자하는 것이다. 

요즘 tvn에서 인기리에 방영 중인 ‘알쓸신잡’이란 프로그램에서도 카페에 대한 정의가 나온다. 유시민 작가는 카페를 초단기 부동산업이라 정의한다. 카페가 단순히 커피를 판매하는 장소에 그치는 게 아니라, 사람들에게 공간을 판매한다는 것이다.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 사이에 있는 중간 성격의 공간을 제공함을 통해 사람들이 더 편하게 그곳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카페가 동일한 공간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카페마다 제공하는 공간의 형태는 다들 어딘가 다르다. 어떤 카페는 공간에 신경 썼다는 느낌보다는 커피에 집중했다는 생각이 들고, 또 어떤 곳은 내가 원하는 공간 형태에 부합하지 않는다. 그렇게 몇 곳을 고르다보면 내가 가장 원하는 공간을 제공하는 곳이 추려지게 되고, 이 기준에 맞춰서 돈을 쓰게 된다. 

이 책을 읽다보면 스타벅스란 공간이 구성되기 위해서 하워드 슐츠와 스타벅스코리아가 어떤 노력을 했었는지 자세히 적혀 있다. 내가 실제로 경험해보고, 훌륭하다고 생각한 것들이 많아서 부담없이 읽기 좋았다. 실제로 별로라고 생각한 서비스인데, 책 안에서만 자화자찬을 하고 있으면 이상하다고 생각했을테니까.

오히려 내가 별 생각없이 사용하고 있던 서비스인데, 많은 고민과 논의를 통해 만들어진 것도 있어서 흥미롭게 생각했다. 예를 들어, 닉네임을 부르는 서비스. 이 서비스는 다른 어떤 카페도 아닌 스타벅스가 갖고 있는 특수성이다. 내가 스타벅스 모바일 앱으로 어떤 닉네임을 등록을 한 후, 이 앱을 통해 주문을 하면 내가 등록한 닉네임으로 커피를 제공한다. 내가 만약에 ‘스케치’라는 닉네임을 적어두면, 실제로 스타벅스 바리스타들이 ‘스케치님! 주문하신 아메리카노 한 잔 나왔습니다!’라고 불러준다. 이런 서비스를 난 참 당연하다는 듯 생각했는데, 스타벅스도 상당히 고민한 시스템이었다. 

스타벅스에 진동벨이 없다는 사실을 아는가? 난 이 책을 읽기 전까지도 그걸 인식 못하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더 고객에게 접근하고 마주하는 서비스를 위해 고객 닉네임을 부르는 시스템을 도입한 거다. 물론 닉네임을 등록하지 않았으면 한국에선 A-42같은 숫자로 주문을 받는 것 같다. 근데 실제로 미국에 가면 닉네임이 등록되지 않았을 경우 직접 이름을 물어본다. 고객이 어떤 이름으로 불리길 바라는지 물어보고, 이 이름으로 주문된 커피를 불러준다. 별거 아닌 사소한 차이인데, 참 느낌이 다르다. 

책을 쭉 읽다보면, 좀 자뻑이 심하긴 하다. 스타벅스 코리아가 얼마나 잘하고 있는 곳인지, 그리고 어떤 복지와 혜택이 있는지 계속 나열되어 있어서, 이게 기업 홍보지 같단 느낌도 들긴 한다.  사실 뭐, 스타벅스에 소속된 사람으로서 쓰는 글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2. ‘스타벅스, 공간을 팝니다' 3줄 평 
- 우리 일상에 깊숙이 파고든 스타벅스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디테일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 성공한 기업은 그 형태가 비슷한 것 같다. 돈을 넘어서, 비전까지 바라보고 있다는 것. 
- 어떤 면에서 보면 스타벅스 홍보 책자같은 면도 있다. 회사 복지 홍보 책자 같기도 하고. 


Posted by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