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기타 잡문2017. 6. 19. 23:01
신해철의 '나에게 쓰는 편지'를 듣고

난 잃어버린 나를 만나고 싶어
모드 잠든 후에
나에게 편지를 쓰네
내 마음 깊이 초라한 모습으로
힘없이 서 있는
나를 안아주고 싶어
난 약해 질때마다
나에게 말을 하지
넌 아직도 너의 길을
두려워하고 있니  
나의 대답은 이젠 아냐
언제부턴가 세상은
점점 빨리 변해만가네
나의 마음도 조급해지지만
우리가 찾는 소중함들은
항상 변하지 않아
가까운 곳에서
우릴 기다릴뿐 오
이제 나의 친구들은 
더 이상 우리가 사랑했던
동화 속의 주인공들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고흐의 불꽃같은 삶도
니체의 상처입은 분노도
스스로의 현실엔 더 이상
도움될 것이 없다 말한다
전망좋은 직장과
가족 안에서의 안정과 
은행 구좌의 잔고액수가 
모든 가치의 척도인가
돈 큰집 빠른 차 여자 명성
사회적 지위
그런 것들에 과연
우리의 행복이 있을까
나만 혼자 뒤떨어져
다른 곳으로 가는 걸까
가끔씩은 불안한 맘도
없진 않지만
걱정스런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 친구여
우린 결국 같은 곳으로
가고 있는데
때로는 내 마음을
남에겐 감춰왔지
난 슬플 땐 그냥 맘껏
소리내 울고싶어
나는 조금도 강하지 않아 
언제부턴가 세상은 점점
빨리 변해만 가네
나의 마음도 조급해지지만
우리가 찾는 소중함들은
항상 변하지 않아
가까운 곳에서 우릴 기다릴 뿐
언제부턴가 세상은 점점
빨리 변해만 가네
나의 마음도 조급해지지만
우리가 찾는 소중함들은 
항상 변하지 않아
가까운 곳에서 우릴 기다릴 뿐 

난 신해철을 잘 모른다. 그의 노래를 들어본 적도 거의 없다. 알고 지내던 형이 '민물 장어의 꿈'을 부르는 걸 듣고 '뭔 저런 노래를 부른다냐.'라고 생각했던 기억도 있다. 신해철에 대해선 수술 후유증으로 안타깝게 죽은 가수 중 하나로 기억하고, 세월호 사태 이후에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던 사람으로 더 기억하고 있다. 물론 그의 노래가 내게 익숙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응답하라1988에서 '그대에게'라는 노래를 들으며, '이 곡이 누가 부른걸까?'라고 생각했다. 멜론에서 검색해본 뒤에야 그 곡이 신해철이란 걸 알게 되었다. 

'나에게 쓰는 편지'는 벌써 27년 전에 나온 Myself라는 앨범에 들어있다. 

여름비 같은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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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케치*